| 규옥 ‘무제’(사진=옵스큐라) |
|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툭툭 던져놓은 덩어리가 이렇게 시원할 수 있는가. 큼직하게 띄워둔 저 형체가 무엇이 됐든 말이다. 덕분에 그림은 ‘시원한 추상’이 됐다. 엄밀히 말하면 절반은 들여다보이는 반추상이다.
미국에 거주하며 활동하는 작가 규옥(43)은 현실에 기댄 회화작업을 한다. 경험한 것, 본 것, 느낀 것 등을 늘 작품에 녹여낸다는 건데. 가령 아이가 베어 문 쿠키를 보니 하트가 생각났고, 그 형태 그대로를 화면에 올렸단다. 그렇게 하나하나 잡힌, 꽃과 나뭇잎이, 집과 머리빗이 늘어갔다. 그렇다고 그들 요소로 조화를 따지는, 복잡한 연결을 시도하는 것도 아닌 듯 보인다. 그저 직관적으로 화면에 펼친다고 하니, 굳이 고민하지 않겠다는 의지기도 한 거다.
작품명도 그래서 큰 고민 없이 ‘무제’(2022). 다만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철학은 있다. 일상이란 단어가 이끄는 대로 먼 곳에서 헤매지 않겠다는 거다. 혹여 작품을 앞에 둔 누군가에게 쉽게 닿지 않는다고 해도 “공유와 이해를 원하진 않는다”고 했다. 어차피 일상에 정답이란 건 없으니까.
29일까지 서울 성북구 성북로23길 옵스큐라서 최인아와 여는 2인전 ‘상관없어’(It Doesn’t Matter)에서 볼 수 있다. 두 작가의 의식 속에 ‘일상의 조각’이란 코드를 넣어 추상의 표현, 구성의 근원을 하나하나 찾아나서는 전시로 기획했단다. 캔버스에 아크릴. 185×145㎝. 작가 소장. 옵스큐라 제공.
| 규옥 ‘무제’(2022), 캔버스에 아크릴, 101.7×76.3㎝(사진=옵스큐라) |
|
| 규옥 ‘무제’(2022), 캔버스에 아크릴, 101.7×76.3㎝(사진=옵스큐라) |
|
| 규옥 ‘무제’(2022), 캔버스에 아크릴, 61×61㎝(사진=옵스큐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