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축구 확대경] 앞을 봐야 희망이 있다...유로 2008의 교훈

  • 등록 2008-07-08 오후 1:55:26

    수정 2008-07-08 오후 2:11:50


[이데일리 SPN 임성일 객원기자] 44년 만에 유럽선수권 정상에 오르며 ‘무관의 제왕’ 꼬리표를 떼어낸 스페인, 유로2004 실패 이후 연속해서 메이저대회 4강 진입에 성공하며 ‘녹슨 전차’ 이미지를 털어낸 독일. 이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공통된 바탕은 무엇일까. 유로2008 본선행 티켓조차 거머쥐지 못했던 축구종가 잉글랜드, 시종일관 무기력한 모습으로 대회 내내 실망감만을 안겼던 독일월드컵 결승전 매치업의 이탈리아와 프랑스. 그렇다면 이들이 실패했던 원인은 무엇일까.

이들의 성패를 함께 묶어낼 수 있는 공통분모로 ‘내일을 위한 쇄신’이란 화두를 제시할 수 있겠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를 대비했거나, 정체됐던 오늘을 반성하며 달라질 내일을 준비했던 스페인과 독일은 결국 소기의 성과를 거둔 반면 상대적으로 어긋난 길을 걸었던 잉글랜드 이탈리아 프랑스 등 소위 ‘전통의 강호’들은 철퇴를 피할 수 없었다. 실상 유럽 국가들의 수준이 그리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판국에 마땅한 노력조차 없었으니 게을렀거나 혹은 자만했던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했다.

스페인과 독일은 나란히 조별예선에서 탈락했던 유로2004 이후 가장 의욕적이고 꾸준하게 탈피를 도모했던 나라들이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 젊고 재능 많은 플레이어들의 과감한 기용이 있었다. 라모스(DF) 사비, 세나, 파브레가스(이상 MF) 토레스, 비야(이상 FW) 등 2006 독일월드컵을 통해 메이저무대에 막 선을 보인 스페인의 젊은 피는 이번 유로2008에서 팀의 기둥으로 자리매김하며 그토록 요원하던 정상의 감격을 선사한 주역으로 활약했다.

독일 역시 다르지 않다. 실상 전차군단의 변화는 보다 빨랐는데, 람, 메르테사커(이상 DF) 슈바인슈타이거(MF) 포돌스키(FW) 등 포르투갈에서 열린 유럽선수권부터 호흡을 맞추기 시작한 ‘뉴 전차군단’이 바로 2006월드컵, 유로2008 연속 4강이라는 쾌거를 조국에 안긴 키플레이어다. 젊고 어린 선수들의 기용이 곧바로 세대교체 혹은 발전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나 기존 인물에 연연치 않고 강수를 두었다는 것, 가까운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소신을 가지고 기다렸던 믿음이 결국 달콤한 열매를 만든 셈이다. 비록 히딩크의 러시아에 의해 생각지도 않았던 일격(8강/0-3)을 당했으나 달라진 오렌지 군단의 ‘실효성 있는 공격력’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반해 잉글랜드, 이탈리아, 프랑스는 제자리걸음이 결국 화를 부른 모양새다. 실상 유로2004와 독일월드컵 그리고 유로2008 지역예선(혹은 본선)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스쿼드의 변화 폭이 가장 정적이었던 나라들이다.

필드를 떠난 지네딘 지단의 공백을 제한다면 새로운 인물을 찾기 힘든 프랑스와 칸나바로의 부상-네스타 대표팀 은퇴로 본의 아니게 플랫4가 바뀌었다는 것을 빼고 독일 월드컵 우승멤버가 고스란히 유로2008에 나선 이탈리아는 결국 자충수를 둔 셈이다. 믿었던 베테랑들은 시나브로 찾아온 체력저하와 안일함 속에서 스스로 무너졌다. 면면으로 따지자면 화려하기로 소문난 잉글랜드의 본선행 좌절도 조합을 둘러싼 소모적인 고민에 허송세월하다 힘을 받지 못했던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희망을 원한다면 내일을 위해 투자하는 것이 자명한 이치다. 모든 분야든, 적어도 이 시대에 ‘제자리걸음’은 곧 ‘도태’를 의미한다 해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축구 역시 마찬가지고 외려 더 심할 수 있겠다. 이런 목소리에 동의한다면, 대한민국 축구도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인물자체의 능력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히딩크라는 인물의 방한에 무조건 떠들썩해지는 지금의 상황이 왠지 모르게 씁쓸하다./<베스트일레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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