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티드, 총알로 총알을 잡는다! 대범한 러시아식 액션

  • 등록 2008-06-27 오후 2:26:11

    수정 2008-06-27 오후 2:26:11

[조선일보 제공] 5월 이후 거의 매주 한 편씩 선을 보이고 있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이번 주 차례는 러시아와 할리우드의 이종교배로 태어난 성인 전용 액션영화 '원티드'다. 피와 액션이라는 주 재료에 중간중간 기이한 유머감각을 양념으로 친 이 여름용 대작영화 주방장은 러시아의 티무르 베크맘베토브. 판타지 '나이트 워치'(2004) 시리즈로 조국에서 역대 최고 관객기록을 세우고 미국으로 진출한 흥행 감독이다.

'원티드'의 재미는 뭐니뭐니 해도 현란한 액션 연출. 자본과 컴퓨터그래픽의 도움을 받은 러시아 액션의 상상력은 물리학의 법칙을 가볍게 비웃으며 할리우드조차도 주저했을 만화적 장면들을 고스란히 시각화했다. 가장 대표적인 신은 곡선을 그리며 날아가는 총알. 장애물을 만나면 마치 축구의 바나나킥처럼 휘어지며 표적을 관통한다. 여기에 마주 오는 자동차를 도약대 삼아 공중제비를 도는 스포츠카, 총알로 총알을 맞혀 잡는 무협지적 상상력이 느린 화면으로 거듭된다.

이 황당한 상상력을 자발적으로 믿고 싶게 만드는 힘은 주연 배우의 매력. 로맨틱 가이에서 터프 가이로 변신한 킬러 제임스 맥어보이의 어설픈 순수함도 작지 않은 매력이지만, 강력한 존재감으로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비밀결사의 리더 안젤리나 졸리의 액션 연기는 단연 압권이다. 얄미운 동료를 키보드로 후려칠 때 후두둑 떨어지는 F자판(욕의 이니셜)이나 적의 숨을 끊어놓을 총알에 새겨진 채 확대되어 보여주는 'goodbye' 등의 유머 감각도 독특하다.

하지만 관객의 눈을 달콤하게 현혹하던 '원티드'의 장점들은 드라마가 중심을 잃는 3분의 2 지점 이후부터 뒷심을 잃고 방황한다. 미스터리의 핵심 동력이었던 비밀 암살조직의 배신과 응징을 설득력 있게 마무리하는 데 실패하면서, 플롯의 완결보다 액션 그 자체에만 몰입하는 무리수를 둔 것. 초반의 긴장감도 현저하게 약화됐다. 킬링타임용 팝콘무비로는 무난하지만, 1급 시나리오 작가를 지명수배(Wanted)했다면 더 좋았을 듯.

줄거리

허구한 날 상사에게 구박 받는 소심한 경리 직원 웨슬리(제임스 맥어보이)에게 어느 날 숨막힐 것 같은 매력의 폭스(안젤리나 졸리)가 나타난다. 그러더니 하는 말. "당신의 아버지는 사실 세계 최고의 킬러였는데 음모에 휘말려 암살당했다"는 것. 폭스는 웨슬리를 비밀 조직으로 안내하고, 킬러 훈련을 시킨다. 그런데 세계를 구하겠다는 이 조직, 뭔가 이상하다.

전문가 별점

맥어보이가 복용하는 흥분억제제는 감독이 먹어야 했다. 극장의자엔 안전벨트가 없으니까. ★★★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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