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26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스위스 바젤의 상크트 야콥 파크에서 벌어진 터키와의 준결승에서 전반 22분 선제골을 내주는 등 고전했으나 경기 종료 직전 터진 필리프 람의 천금같은 결승골로 3-2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독일은 지난 1996년 대회에 이어 12년 만에 결승에 진출, 통산 네 번째 우승을 노리게 됐다. 1972년, 1980년, 1996년 대회 정상에 올랐던 독일은 오는 30일 오스트리아 빈의 에른스트하펠 슈타디온에서 러시아-스페인전(27일)의 승자와 패권을 다툰다.
반면 스위스, 체코와의 조별리그부터 크로아티아와의 8강전까지 강한 정신력으로 극적인 뒤집기승을 거두며 4강에 올랐던 터키는 이번에는 먼저 리드를 잡고도 독일의 저력에 말려 결승 문턱에서 눈물을 흘려야 했다.
▲우여곡절의 결승행
독일은 대회 개막전만 해도 도박사들이 꼽은 우승후보 1순위였다. 하지만 조별리그에서 크로아티아에 발목을 잡혀 조 2위로 8강에 턱걸이하자 1순위 자리는 네덜란드에 내주고 4순위로 내려 앉았다. 도박사들은 독일보다 스페인 포르투갈의 우승 가능성을 더 높게 봤다.
경기 후 미로슬라프 클로제가 “우리 플레이에 문제가 많았다. 하기로 했던 것을 제대로 못했다”고 토로할 정도로 경기 내용은 좋지 않았다.
▲끈기의 승리
로이터 통신 또한 “독일의 움직임은 예측 가능했고 볼과 공간을 차지하기 위한 집중력도 떨어졌다”고 지적하면서 “다만 인내심으로 난관을 돌파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선제골을 내준 독일은 4분 뒤인 전반 26분 포르투갈과의 8강전에서 맹활약한 슈바인슈타이거가 포돌스키의 크로스를 절묘하게 방향만 돌려놓는 재치있는 슛으로 동점골을 뽑았고, 후반 33분에는 클로제가 헤딩슛으로 역전골까지 터뜨렸다.
▲그러나 자랑스러운 터키
비록 패하긴 했으나 이날 터키의 이스탄불에는 국기를 흔들며 ‘터키’ ‘터키’를 외치는 팬들로 가득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진출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터키 대표팀의 성취를 자랑스러워하는 것이었다.
“독일은 강한 규율, 브라질은 기술로 유명하다면 터키는 이제 강한 투쟁심으로 세계에 널리 알려질 것”이라는 대학생 파우르크 부유키오란의 말이 터키팬들의 자부심을 대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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