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2008] 스페인, '6월 22일 8강전 승부차기 저주' 풀었다

이탈리아와 0-0으로 비긴뒤 승부차기서 4-2승...러시아와 4강 격돌
  • 등록 2008-06-23 오후 12:04:35

    수정 2008-06-23 오후 12:05:33

[이데일리 SPN 김삼우기자] 22일(현지 시간) 오스트리아 빈의 에른스트하펠 슈타디온. 이탈리아와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벌이고도 득점없이 비겨 승부차기로 돌입하는 순간, ‘무적함대’ 스페인 선수들의 얼굴에 짙은 그림자가 드리웠다. 지난 22년간 그들을 괴롭힌 ‘6월 22일 8강전 승부차기의 저주’가 떠오른 탓이다. 6월 22일 열린 주요 대회 8강전에서 승부차기만 하면 패했던 아픈 기억이다.

저주의 시작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 8강전. 벨기에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무너졌다. 10년 후 유럽선수권. 역시 8강전에서 잉글랜드와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패했다. 그리고 한국 팬들도 선명하게 기억하는 2002년 월드컵 8강전. 역시 연장까지 득점없이 비긴 뒤 한국에 무릎을 꿇었다. 세 경기 모두 공교롭게 6월 22일 벌어졌다.

2002년 월드컵 당시 스페인의 GK는 이케르 카시야스. 홍명보에게 쐐기골을 내주고 눈물을 흘렸던 그가 6년 후 벌어진 2008 유럽 축구 선수권대회 8강전 승부차기에서 다시 스페인의 수문장으로 나섰다. 하지만 이번에는 악령을 떨쳐낸 영웅이 됐다.

카시야스는 첫 골은 순순히 내줬으나 이탈리아 두 번째 키커 다니엘레 데 로시가 골문 왼쪽을 향해 찬 공을 몸을 날려 막아냈다. 징크스 탈출의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세 번째 키커 세르히오 가르시아에게 골을 허용한 카시야스는 네 번째 키커 안토니오 디 나탈레의 슛을 다시 쳐냈다. 저주를 푸는 순간이었다.

스페인은 네 번째 키커 구이샤의 슛이 이탈리아 GK 잔루이지 부폰에게 걸려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다섯 번째 키커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침착하게 골문을 갈라 승부를 마무리했다. 2골차로 멀어진 상황에서 이탈리아는 다섯 번째 키커를 내 보낼 수도 없었다. 최종 결과는 4-2.

저주를 푼 대가는 컸다. 1984년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이후 24년 만에 4강 진출을 이뤘고, 1920년 벨기에 엔트워프 올림픽에서 이탈리아를 2-0으로 꺾은 뒤 88년간 이어온 주요대회 이탈리아전 무승의 사슬도 끊어 버렸다. 또 스페인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1위를 차지한 뒤 4강에 오른 유일한 팀이 됐다. 스페인 외에 조별리그에서 수위를 차지했던 네덜란드, 크로아티아, 포르투갈은 이미 탈락했다.

스페인은 조별리그에서 4-1로 완파했던 러시아와 오는 27일 결승 진출을 다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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