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의 축구보기] '축구 강원도의 힘'을 믿는다

  • 등록 2008-04-29 오후 1:19:46

    수정 2008-04-29 오후 2:14:55

[이데일리 SPN 김호 칼럼니스트] 강원도민 프로축구단(강원 FC)이 창단된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축구계의 숙원 가운데 하나가 해결된 느낌이다. 모든 축구인이 바라던 바였다. 크게 기뻐하고 축하할 일이다. 강원 FC 창단이 이뤄지게 한 강원도 관계자 분들과 강원 도민, 그리고 축구인의 노력에 감사드린다.

K리그 제 15구단이 될 강원 FC는 창단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K리그가 16개 구단 이상 체제로 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 제대로 된 프로리그가 운영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선의의 경쟁을 통해 프로축구 시장이 커지고 업다운제가 시행될 수 있는 2부, 3부리그제 정착으로 이어지면 한국 축구가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도 강원도와는 남다른 인연이 있다. 현대 호랑이(현 울산 현대) 사령탑을 맡았던 당시(1988년~1991년)에 팀은 강원도를 대표했다. 현대 구단은 1983년 창단 때부터 강원이 연고였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고향이 강원도였기 때문인 듯하다. 강릉 등 강원도내 도시에서 경기를 많이 했다.

강원도 출신 제자 가운데는 1990년 신인으로 받아들인 김현석과 송주석이 기억 난다. 김현석은 강릉농고, 송주석은 춘천고 출신이었다. 둘 다 재능이 뛰어 났다. 송주석은 입단 첫해에 신인왕에 올랐고 김현석은 이후 K리그를 대표하는 골게터로 이름을 날렸다. 이들은 현대를 이끌던 나에게 큰 힘이 됐다.

강릉상고와 강릉농고의 라이벌전은 축구인들에게도 유명했다. 두 팀이 맞붙는 날이면 강릉시내 가게들이 모두 문을 닫는다고 할 만큼 대단했다. 굉장한 축제였다. 선수 시절 강릉상고와 겨룬 기억이 있는데 기술도 좋았고 끈질겼다.

다만 옛날에는 강원도 출신의 재능 있는 선수들이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는 면이 있었다. 각급 국가대표 선발시 지방 출신이라는 이유로 인정받지 못하는 그런 것이었다. 경남 통영 출신인 나도 겪었던 설움이다.

하지만 강원도가 배출한 인재는 많다. 현역에서 물러났으나 박종환 감독은 한국 축구사에 남을 명장이고 안종복 인천 유나이티드 사장, 이강조 광주 상무 감독 등은 프로축구 현장에서 여전히 활약하는 인사들이다. 독일에 있는 윤성규 전 수원 삼성 창단 단장도 춘천 출신이다. 또 김주성(대한축구협회 국제부 부장), 설기현(풀럼), 이영표(토트넘), 이을용(FC 서울), 정경호(전북) 등 스타급 전,현 국가대표도 즐비하다.

이런 이들을 떠올리면서 강원 FC의 희망을 발견한다. 뛰어난 지도자와 선수는 물론 행정적인 능력을 갖춘 지역 인재들이 각계에 포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강원 FC의 자산이다. 적절하게 활용하고 도움을 받는다면 강원 FC는 어느 시(도)민 구단 못지 않게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설기현 등도 적당한 때에 K리그에 돌아와 고향 팀에서 2~3년 정도 활약한다면 큰 힘이 될 수 있다. 그들에게도 국내에서 기반을 잡는 데는 고향 팀 만한 곳이 없을 것이다. 보람 있는 일이기도 하다.

물론 초기에는 제대로 된 틀을 갖추기까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강원도가 보유하고 있는 인재와 축구에 대한 열정 등을 생각하면 어렵지 않게 헤쳐 나갈 것으로 믿는다. 프로 축구단을 갖게 된 강원도에 다시 한번 축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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