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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주년을 맞은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김민석 PD가 앞으로 바라는 프로그램의 모습을 그려봤다. 최근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김 PD는 “예능은 항상 끝날 때 슬프다. 많은 예능이 해피엔딩이 아니었다. 좋아할 수 없을 때까지 이어오다가 마지막을 맞이했다”면서 “이 프로그램은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실망하지 않고 계속 좋아하는 마음을 이어갈 수 있는 그런 꾸준한 사랑을 받는 프로그램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김 PD는 “‘조선8도 리포터 특집’을 촬영하면서 리포트 분들을 초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박근형 PD가 대구 출신인데, 대구 지역에선 모를 수 없는 리포트 분이 출연하셨다. 14년 동안 코너를 하시면서 시골 마을을 찾아 어르신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시는데 그분의 이야기를 들으며 묘한 울컥함이 있었다”면서 “‘유 퀴즈’와 비슷한 결의 코너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한결같이 그 코너를 지켜오시고 사랑을 받은 이야기를 들으며 그런 감정이 들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근형 PD 역시 “항상 박수칠 때 떠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저 스스로 생각을 해봤을 때 욕심이 아닌가 싶다. 그러면 그렇게 못할 수도 있을 땐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도 해봤다”면서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내부로 들어왔고 섭외로 바뀌었고 일련의 과정을 거친 프로그램처럼 앞으로 여러 변화를 하면서 꾸준히 사랑을 받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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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사람을 만나는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 포맷이나 콘셉트에 흔들리지 않고 유행과 트렌드에 민감하지 않기 때문에 tvN 장수 프로그램을 기대해볼 수 있다. 김 PD에 “전 국민을 만나기 전까지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이어질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묻자 “전 국민을 다 만나도 코로나19만 괜찮다면 해외로 가서 사람 여행을 이어갈 수도 있다”면서도 “말씀하신 대로 그런 인물, 소재는 무궁무진하긴 한데 막상 기획, 섭외를 하다 보면 고민이 크다. 새로운 분들이 나오지만 그 업에 대해서 얘기를 한 적이 없는 게 아니기 때문에 기시감이 들지 않을까 고민이 된다. 장수 프로그램이 된다면 기적적일 것 같다. 저희가 바란다고 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최소한 (장수 프로그램을)바라면서 일은 하고 있으니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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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퀴즈’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김 PD는 제작진의 ‘소심함’을 꼽았다. 김 PD는 “편집을 하는 PD들이나, 기획과 섭외를 열심히 하는 작가님들이나 일희일비하거나 마음에 담아두거나 뒤끝 같은 게 있다”면서 “소심하고 예민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주 작은 디테일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을 하고 출연자들의 말 한마디, 숨소리 하나도 필요할 지 필요 없을 지, 그 의미가 무엇일지 곱씹을 만큼 감정선이 디테일한 부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 PD가 자료비를 아끼기 위해 ‘무한도전’에 등장하는 장면을 그림으로 그렸다. 그게 10초 만에 지나간 장면이지만 한나절 이상은 썼을 것이다”면서 “그런 노력들과 재미를 향한 집착 같은 것 그런 것들이 프로그램이 사랑 받고 있는 비결이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박 PD는 “요즘은 연결이 쉽다. 연락하기도 쉽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도 듣기 쉽다. 그런데 직접적으로 접촉을 해 그 사람의 입을 통해 듣는 건 쉽지 않은 것 같다. 코로나19 때문에 더 어려워지는 것 같기도 하고”라며 “누군가를 옆에 두고 소상히 얘기를 듣고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이 시청자들이 우리 프로그램을 좋아해주시는 이유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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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예전에는 부모님이 ‘왜 너네 방송은 재방송을 안 하니’라고 물어보셨는데 요즘은 왜 이렇게 재방송을 많이 하냐고 물어보신다. 그런 게 많이 바뀐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시청자들이 사랑하는 프로그램, 애정하는 프로그램 ‘유 퀴즈’. 김 PD는 “채널도 많아지고 OTT도 많아지고, 제작진인 저도 볼 게 너무 많다”면서 “콘텐츠가 점점 많아지는데 그 중에서 매주 수요일마다 귀한 2시간을 허락해주신다는 게, 만드는 사람의 고생을 한번에 힐링시킬 수 있을 만큼 감사한 일”이라며 시청자들에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어디서 누가 어떻게 보고 계신지는 모르겠지만 애정해서 보고 계신다는 게 항상 느껴지니까 그런 힘으로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 PD도 “너무 감사하다”면서 “일해 본 프로그램 중에서 시청자와 길에서 만날 수 있는 유일한 프로그램이었다. 얼른 코로나19가 끝나서 지금 ‘유 퀴즈’를 봐주시는 분들을 만나 직접 얘기를 듣고 싶다”고 바람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