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작심발언, 축제 분위기 휘저은 핵폭탄 이슈[파리올림픽]

  • 등록 2024-08-11 오후 3:31:18

    수정 2024-08-11 오후 3:31:18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안세영이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제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고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에 조금 많이 실망했습니다.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이랑은 조금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도 들어요”

‘셔틀콕 여왕’ 안세영(22·삼성생명)은 지난 5일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을 획득한 뒤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내 대한배드민턴협회와 대표팀 코칭스태프를 향해 날카로운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안세영은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무릎을 다치게 된 과정과 그 이후 대표팀의 대처를 직격했다. 그는“내가 부상을 겪는 상황에서 대표팀에 대해 너무 크게 실망했고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며 “우리 배드민턴이 많은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은데 금메달이 1개밖에 안 나왔다는 것은 돌아봐야 할 시점이지 않나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8년 만의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 획득이라는 기쁨은 온데간데 없었다. 잔칫집은 한순간 초상집으로 바뀌었다. 싸늘하고 당혹스런 분위기가 감돌았다. 대한배드민턴협회, 대한체육회 등 체육계는 발칵 뒤집혔다. 혼합복식에서 은메달을 딴 김원호-정나영은 코리아하우스 기자회견에서 불참한 안세영을 대신해 안세영 관련 질문 폭탄을 받아야 했다.

안세영 파문은 올림픽과 관련된 모든 이슈를 빨아들였다. 사람들은 안세영의 입에서 무슨 얘기가 나올지 계속 주목했다. 안세영은 공식 인터뷰에서 “대표팀에서 나간다고 해서 올림픽을 못 뛰는 것은 선수에게 야박하지 않나 싶다”고 말해 국가대표 은퇴 해석을 낳았다. 이후 SNS를 통해 “은퇴라는 표현으로 곡해하지 말아달라”고 선을 그었다.

안세영은 한국 귀국 직전 “돌아가서 모든 것을 밝히겠다”고 했다. 하지만 정작 인천공항에 도착했을 땐 정작 “소속팀과 상의 후 모든 것을 밝히겠다”며 “싸우려는 의도가 아니라 운동에만 전념하고 싶은 마음을 호소하기 위해, 그렇게 이해해 달라는 마음으로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어 SNS를 통해 “제 발언으로 (선수들이) 축하와 영광을 마음껏 누리셔야 할 순간들이 해일처럼 모든 것을 덮어 버리게 됐다”며 “올림픽 경기가 끝나고 모든 선수가 충분히 축하받은 후 제 생각과 입장을 말씀드리겠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안세영은 여러 경로를 통해 부상 관리는 물론 배드민턴계의 문제를 전방위적으로 지적했다. 올림픽 한참 전부터 이같은 생각을 깊이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부상 관리가 소홀했다는 주장 등엔 적극 반박했다. 올해 2월부터 안세영에게 전담 트레이너를 붙였고, 올림픽 사전캠프에서 안세영이 발목을 다쳤을 때 그가 원하는 한의사를 파리로 섭외하는 등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상위 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는 즉각 대응에 나섰다. 문체부는 올림픽이 끝나는 대로 사실관계를 파악해 여러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체육회는 감사원·국민권익위·경찰 등 출신 인사로 포진된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이 문제를 들여다보기로 했다.

잠시 침묵에 돌입한 안세영은 올림픽이 끝난 뒤 본격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 직접 들어와야 자세히 알겠지만 안세영은 앞으로 국가대표 은퇴 후 국제대회 출전 허용 및 국가대표 선수의 개인 후원 등의 규정을 문제삼을 전망이다. 그는 국가대표팀의 간섭이나 관리를 받지 않고 소속팀 또는 개인 전담팀을 꾸려 국제대회에 출전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협회 국가대표 선발 규정은 “국가대표 은퇴선수 중 대한민국 배드민턴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큰 선수에 한해 세계배드민턴연맹 승인 국제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면서 “국가대표 활동기간을 햇수로 5년 이상인 선수를 대상으로 하며 그 연령은 여자 만 27세, 남자 만 28세 이상으로 한다”고 돼있다.

물론 “국가대표팀의 요청이 있을 경우 공로 및 연령기준을 충족하지 못해도 대회 참가를 허용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이 있기는 하다. 그래도 현실적으로 안세영이 대표팀을 떠나 개인 자격으로 국제대회 출전하는 것은 현실적인 벽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협회와 갈등 상황이 지속된다면 더 어려울 수 있다.

또한 안세영은 국가대표 선수의 개인 후원 및 신인 실업 선수의 연봉·계약금 관련 규정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안세영 개인의 문제를 넘어 전체 대표팀 운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자칫 한국 배드민턴 전체 시스템을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최악의 경우 안세영 개인과 협회, 후원사 등이 얽힌 법적 갈등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첫 우승에 눈물 '펑펑'
  • 동전이?
  • 청량한 시구
  • 시원한 물세례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