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둘리, "목소리·성격이 달라졌네?"...시청자 반응 극과 극

  • 등록 2008-12-26 오전 11:37:37

    수정 2008-12-26 오후 1:32:37

▲ '2009 아기공룡 둘리'(사진=SBS)


[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 "둘리 목소리랑 성격이 달라졌어요"

성탄절에 부활한 '아기공룡 둘리'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시청률조사회사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전 방송된 SBS '2009 아기공룡둘리'는 애니메이션으로는 이례적인 7.5%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둘리의 건재함을 알렸다.
 
하지만 21년만에 새로운 둘리를 접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지난 1987년 KBS를 통해 방영된 '아기공룡 둘리'와 '2009 아기공룡 둘리'의 모습이 여러모로 달라졌기 때문이다.
 
둘리를 본 시청자들은 SBS 프로그램 게시판과 제작사인 둘리나라 홈페이지에 잇따라 글을 올리고 달라진 둘리에 대한 저마다의 의견을 피력해보였다.  

◇ 둘리의 목소리, 왜 교체됐나?

팬들 사이에서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원작자인 김수정 화백이 예상했던 대로 성우 교체에 대한 것이었다.

이번에 방영되는 '아기공룡 둘리'는 과거 KBS에서 방영된 '아기공룡 둘리'와 달리 성우진이 모두 교체됐다. 일부 시청자들은 과거 둘리의 목소리가 그립다며 이번에 둘리 역을 맡은 성우의 목소리 연기가 다소 부자연스러웠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김수정 화백은 지난 18일 '2009 아기공룡 둘리' 관련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10년, 20년 앞을 내다보고 성우를 교체했다"며 "특히 예전 둘리 목소리를 연기해주신 박영남 성우가 요즘 아이들에게는 일본 애니메이션 '못말리는 짱구'로 각인되고 있어 고심 끝에 둘리의 목소리에 변화를 주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김 화백은 "초반에는 바뀐 성우들의 목소리가 다소 어색하게 들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번에 새롭게 만들어진 둘리가 26회로 정해진 만큼 10회 정도를 넘어가면 시청자들도 새로운 둘리의 목소리에 적응 하실 것이다"고 덧붙였다.

◇ 착하던 둘리는 어디로 갔나?

과거 KBS와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던 둘리는 순수하고 여린 마음을 가진 캐릭터였다. 말썽피우는 악동의 이미지가 아닌 오히려 순종적인 캐릭터였다. 하지만 새롭게 만들어진 둘리의 모습은 이전 애니메이션 속 둘리와 달랐다. 1983년 ‘보물섬’에서 연재되었던 둘리의 본래 캐릭터에 더 가까워졌다.

김 화백은 이에 대해 "KBS와 극장판 애니메이션에서의 둘리는 내가 본래 그렸던 둘리의 성격과 달랐다"며 "원작만화 자체는 불량만화로 평가받았을 정도로 당시에는 파격적이었다. KBS에서 제작시엔 국영방송이다보니 애니메이션을 교육적으로 가져가려 한 측면이 강했지만 '2009 아기공룡 둘리'에선 달라질 것이다"고 둘리의 캐릭터 변화를 예고한 바 있다.  

둘리의 탄생은 80년대 군부독재시절의 만화검열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당시는 발간되는 만화에 대해서 정부가 심의를 하던 시대였다. 한마디로 만화가들에게 '모범생' 캐릭터만을 강요했다.

김 화백은 검열을 피하기 위해 공룡을 의인화해서 둘리를 만들었다고 한다. ‘둘리는 사람이 아닌 공룡이기에 모범생이 아니어도 된다’는 논리로 검열을 피한 것이다. 정작 과거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둘리는 이러한 둘리의 탄생배경과는 무관하게 순화된 캐릭터로 그려져 김 화백의 불만을 자아냈다.

SBS 시청자 게시판에는 ‘보물섬’ 연재 당시 김수정 화백 특유의 언어유희 및 블랙유머와 악동기질이 살아있던 둘리의 원 캐릭터의 부활을 반기는 이들이 적지 않다. 
 
▲ "2009 아기공룡 둘리"(사진=SBS)

 ◇ 달라진 주제가, 낯설어

돌아온 ‘둘리’는 성우 교체, 둘리의 성격 변화와 함께 주제 또한 달라졌다. ‘요리보고 저리봐도 알수없는 둘리’로 시작하는 과거 둘리 주제가는 단순한 만화 주제가 그 이상의 역할을 했다. 동요로까지 자리를 잡으며 ‘아기공룡 둘리’의 아이콘 역할을 한 것.

하지만 ‘2009 아기공룡 둘리’에는 과거 더없이 친숙했던 '둘리' 주제가가 나오지 않는다. 김수정 화백은 “성우보다 주제가 교체에 대한 주변의 반발이 더욱 거셌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리의 주제가를 교체키로 한 건 새롭게 만들어질 둘리와 기존 주제가가 템포가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 속사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김 화백의 고육지책이기도 했다.  

26회로 만들어질 ‘2009 아기공룡 둘리’의 제작비는 약 29억원. 하지만 과거 둘리의 주제가를 쓸 경우 노래의 작곡자와 KBS에 지불해야할 저작권료가 만만치 않아 다른 제작에까지 차질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결국 주제가에 쓸 돈을 애니메이션 자체의 퀄리티를 높이는 데 사용하자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김 화백은 “한정된 제작비를 가지고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었다”며 “이번에 ‘아기공룡 둘리’를 제작하면서 정부의 지원을 단 한 푼도 받은 것이 없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편, '2009 아기공룡 둘리'는 내년 1월 8일부터 매주 목요일 오후 4시에 한 회당 30분씩 SBS를 통해 전체 26회가 방영될 예정이다.

▶ 관련기사 ◀
☞김수정 화백, "원작에 가까운 '악동' 둘리 보일 것"
☞12년만에 돌아온 '둘리', 무엇이 달라지나?
☞'아기공룡 둘리' 새 시리즈 나온다...원작자 김수정 제작 총지휘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완벽한 미소
  • 동전이?
  • 청량한 시구
  • 시원한 물세례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