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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 투표로 시상하는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나 빌보드 데이터에 기반한 빌보드 뮤직 어워드와 달리 가수·프로듀서·녹음 엔지니어·평론가 등 음악 전문가 단체인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들이 후보와 수상자를 정한다. 대중성이나 상업적 성과보다 음악적 성취에 중점을 두는 시상식으로, 때로는 백인 중심적이고 변화에 둔감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후보는 레코딩 아카데미 심사위원(보팅 멤버·Voting member)들의 1차 투표와 후보 심사 위원회(Nominations Review Committees)의 심사 등으로 선정된다. 투표에 참여하는 회원 수만 무려 1만1000명에 육박한다. 지난해 방탄소년단과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의장이 각각 투표 회원과 전문가 회원이 되면서 이들도 투표할 수 있다. 후보 지명 후에는 수상자를 결정하는 최종 투표가 진행된다. 해당 부문에서 최다 득표를 한 후보가 수상하게 되며 득표수가 같을 경우 공동 수상한다.
방탄소년단이 후보에 오른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는 제너럴 필드에 속하지는 않지만, 그래미 어워드의 주요 부문 중 하나로 꼽힌다. 이 부문은 듀오, 그룹, 컬래버레이션 형태로 팝 보컬이나 연주 퍼포먼스에서 뛰어난 예술적 성취를 거둔 뮤지션에게 준다. 지금까지 한국 가수는 물론 아시아권 가수도 이 부문에 후보로 오른 적이 없다.
방탄소년단이 그래미의 보수성을 뚫고 수상까지 가능할 지도 관심사다. 지난해 그래미 어워드에서 흑인 래퍼 차일디시 감비노가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 등 4관왕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한 바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방탄소년단의 그래미 후보 노미네이트 불발 당시에도 비난은 거셌다. 방탄소년단과 ‘작은 것들을 위한 시’로 인연을 맺은 팝가수 할시는 노미네이트 불발 소식을 접한 뒤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은 전 세계 움직임에서 매우 뒤처져 있다”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시대 변화 흐름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계속되자 레코딩 아카데미는 회원의 인종, 성별, 장르 등을 다양화하는 변화를 시도했다. 올해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 자격을 얻은 사람의 구성을 보면, 여성과 남성이 동일하게 48%씩 차지했다. 39세 이하의 젊은층이 51%였고 흑인과 히스패닉이 각각 21%, 8%로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