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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공연계에서는 언택트 공연에 대해 섣부른 기대감을 경계하고 있다. 공연기획사들은 23일 “언택트 공연이라고 해서 무조건 수익이 보장되는 게 아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오프라인·언택트, 공연 제작비 비교해보니
공연 제작비는 공연장 규모, 장비, 추가 옵션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아이돌 그룹, 발라드 가수, 밴드 등 공연 가수의 장르에 따라 사용하는 장비도 다르고, 무대 구성에 따라 투입되는 장치와 인원이 다르기에 적게는 몇천만 원, 많게는 수억 원의 차이가 난다.
공연기획사 A대표는 “1만석 규모의 공연장에서 공연을 진행한다고 가정한다면 평균 3억원 내외의 제작비가 든다”며 “그 외에도 대관비, 현장 인건비 등이 추가로 발생한다. 이 모든 비용을 합친 것이 통상 말하는 ‘공연 제작비’”라고 설명했다. 제작비는 무대, 음향, 조명, 기타비용 등이 포함된다. 대관비는 공연장과 기획사가 합의해 티켓매출의 8% 정도로 결정된다. 1만석 규모의 공연장이라고 가정하면 대관비는 약 8000만원(티켓값 10만원인 경우) 정도가 된다. 여기에 보안요원, 안내요원 등 현장 인건비를 합치면 대략 4억3000만원 선에서 제작비가 결정된다. 지방이나 해외에서 진행되는 투어공연의 경우 교통비와 체류비 등이 추가로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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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는 오프라인과 비슷한 수준의 제작비가 들어간다. 오프라인 공연과 달리 언택트 공연에서는 음향을 공연장 곳곳에 증폭시킬 필요가 없기에 음향 관련 비용이 절감된다. 반면 무대를 더 화려하게 연출해야 한다는 점에서 조명 관련 비용은 늘어난다. 실제로 SM엔터테인먼트가 론칭한 ‘비욘드 라이브’의 경우 AR(증강현실) 등 특수효과가 다수 적용됨에 따라 관련 비용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객이 없는 관계로 현장 인건비는 크게 줄어든다. 대신 온라인 중계를 위한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 ‘방방콘 더 라이브’의 경우 6개의 생중계 카메라로 멀티뷰 화면을 구현하면서 온라인 생중계 비용이 크게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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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언택트 공연의 경우 티켓값을 ‘방방콘 더 라이브’의 평균치인 3만4000원으로 책정해 1만명이 시청했다고 가정하면 총 3억4000만원의 매출이 발생한다. 1만명의 10배인 10만명이 관람했다고 하면 34억원, 100만명이 관람했다고 하면 340억원의 매출이 발생한다. 오프라인 공연은 최대 관객수가 제한되어 있지만, 언택트 공연의 경우 더 많은 관객을 모을수록 그만큼 수익이 비례하는 구조다.
하지만 언택트 공연은 같은 콘텐츠를 여러 번 유료 상영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매출은 1회에 그친다. 현장에서 공연을 ‘체험’하는 것과 확연한 차이가 나고, 단순 중계만 이뤄진다면 ‘뮤직뱅크’ 등 음악방송을 보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에 관객들의 흥미가 떨어진다. 또 티켓값이 오프라인 공연에 비해 1/3 가량 낮게 형성돼 있다는 점에서 수요가 충분하지 않으면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방방콘 더 라이브’의 경우 최고 동시 접속자수 75만6600여 명을 기록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방탄소년단이기에 가능한 결과다. 보통의 가수들은 10만명의 유료 관객도 동원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MD(팬 상품) 매출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 매출의 25~30% 수준에서 MD 판매가 이뤄진다고 보고 있다. 공연계에 정통한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때로는 공연 티켓보다 MD 판매가 더 많은 매출을 기록하는 경우가 있다”며 “오프라인 공연의 경우 현장 관객의 MD 구매율이 높지만, 언택트 공연은 실제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MD 매출은 큰 차이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언택트 공연은 팬덤을 중심으로 한 유료 모델이란 점에서, 팬덤이 형성되지 않은 신인 아이돌이나 가수들은 진입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지만, 언택트 공연만으로는 오프라인 공연을 뛰어넘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