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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제가 시원에게 고백했다. 무뚝뚝한 경상도 사나이의 이 한 마디가 ‘1997세대’ 여성들의 마음을 무장해제시켰다. 경상도 사나이들은 ‘밥 도(줘)’ ‘아(아이)는?’ ‘자자’는 말만 하는 ‘무드꽝’인 줄 알았더니 경상도 사나이들도 ‘뻑이 갈’만큼 충분히 로맨틱한 존재로 이미지 업했다. 윤제 덕에.
“윤제 같은 멋진 녀석을 언제 또 만날 수 있을까요? 아마도 없겠죠? 촬영이 끝나서 너무 아쉬워요. 작품이 끝나면 시원섭섭하다고 하는데 시원은커녕 섭섭만 해요.”
지난 4일 이데일리 스타in 여의도 사옥에서 만난 서인국(25)이 윤제를 떠나 보내며 한 말이다. 아쉬움이 말뿐이 아니라 눈빛에서 표정에서 가득가득 묻어났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의 서인국은 윤제 그 자체였다. 본인도 그렇지만 시청자들이 더 크게 느꼈다. 서인국은 앞으로도 무뚝뚝하고 한 사람만 바라봐야 할 것 같은. 너무 꼭 맞는 옷을 입어서 다른 서인국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의 서인국은 그랬다.
1997년=(‘응답하라 1997’의 주요 배경은 1997년이다. 당시 서인국의 나이 열 살. 열 살의 눈에 1997년은 어떻게 비쳤을까)“열 살이었어요. 자기 감정에 솔직했던 ‘애기’였죠. 곤충, 개구리 같은 거 잡으러 다녔고. 세상이 놀이터였어요. 재미있었죠. 아, 그런 기억은 있네요. 김정민 선배님 노래에 반해서 ‘나도 가수가 돼야겠다’ 결심한 거. 제 또래들은 H.O.T나 젝스키스 보면서 가수 꿈을 키웠다고 하는데 전 그분들이 무서웠어요. 비주얼이 상당히 강했잖아요. 어린 아이 눈에는 악당 같이 보였죠.(하하) 1997년이 아주 옛날처럼 이야기된다는 게 이상해요. ‘나도 나이를 먹고 있구나’라는 생각도 들고. 지금 30대들은 저보다 더하겠지만. 언젠가 ‘뽀로로’도 지금처럼 추억거리가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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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윤제=“대본만 봐도 너무 멋진 캐릭터였어요. 너무 멋있어서 감독님께 못한다고 얘기했을 만큼. 똑똑하고 남자답고 까칠한 구석도 있는데 한 여자만 사랑하는. (정)은지도 윤제가 실제 자신의 이상형에 가깝대요. 은지가 말하길 윤제는 대한민국 여성들의 이상형이라고. ‘사랑비’에서 김창모란 감초 캐릭터로 각인돼 있는 서인국이 갑자기 멋있게 나타나면 뭐랄까…거북하잖아요. 욕심도 났지만 멋진 주인공을 망칠까봐 못 하겠더군요. 그런데 감독님이 ‘우리는 너 믿고 간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자신감을 얻었죠.”
정은지=“은지랑 여섯 살 차이가 나는데 실제로도 친구같았어요. 은지랑 호흡이 좋았기 때문에 윤제·시원이 커플이 사랑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요즘말로 ‘케미’(남녀 간에 끌리는 호감을 나타내는 인터넷 신조어)가 좋다고 하는데. 시청자분들이 ‘올해 최고의 커플’이라고 칭찬해주실 때 기분 좋고 연기한 보람을 느껴요.” (남녀 사이에 우정이 있을 수 있느냐 묻자 서인국은 단호하게 “없다”고 답했다. 그는 자신이 좀 많이 보수적이란다. 그런 모습은 시원과 준희 사이를 질투했던 윤제를 떠올렸다)
연기=(서인국은 요즘 가수보다 배우로서 더 잘 나간다. ‘응답하라 1997’ 끝나자마자 바로 MBC 주말연속극 ‘아들 녀석들’에 캐스팅됐다. 이러다 노래는 안 하는 거 아닌지) “노래든 연기든 어떤 것도 포기할 수 없어요. 일단은 두 가지 일에 ‘올인’하기 힘드니까. 연기 재미에 푹 빠진 상태거든요. 또 ‘응답하라 1997’을 하면서 ‘사랑비’ 때보다 더 많이 연기를 배웠어요. 자랑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스스로도 성장 속도가 빠르다고 느낀다고 할까. 이럴 때 열심히 해서 배우로 훨씬 더 크고 싶어요. 윤제를 빨리 떠나 보내야 하는 게 아쉽지만 ‘아들 녀석들’이 끝났을 때 또 변했을 제가 기대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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