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인국 "99학번들이 친군 줄 안다"(인터뷰)

  • 등록 2012-09-07 오전 10:22:29

    수정 2012-09-07 오전 10:22:29

“남들은 노래하랴 연기하랴 바빠져서 힘들겠다고 하지만 전문 분야가 두 개나 생겨서 신나요. 앞으로 뭐가 언제 어떻게 터질지 모르니까 재미있고 기대돼요.”(사진=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내 니 좋아하잖아.”

윤제가 시원에게 고백했다. 무뚝뚝한 경상도 사나이의 이 한 마디가 ‘1997세대’ 여성들의 마음을 무장해제시켰다. 경상도 사나이들은 ‘밥 도(줘)’ ‘아(아이)는?’ ‘자자’는 말만 하는 ‘무드꽝’인 줄 알았더니 경상도 사나이들도 ‘뻑이 갈’만큼 충분히 로맨틱한 존재로 이미지 업했다. 윤제 덕에.

“윤제 같은 멋진 녀석을 언제 또 만날 수 있을까요? 아마도 없겠죠? 촬영이 끝나서 너무 아쉬워요. 작품이 끝나면 시원섭섭하다고 하는데 시원은커녕 섭섭만 해요.”

지난 4일 이데일리 스타in 여의도 사옥에서 만난 서인국(25)이 윤제를 떠나 보내며 한 말이다. 아쉬움이 말뿐이 아니라 눈빛에서 표정에서 가득가득 묻어났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의 서인국은 윤제 그 자체였다. 본인도 그렇지만 시청자들이 더 크게 느꼈다. 서인국은 앞으로도 무뚝뚝하고 한 사람만 바라봐야 할 것 같은. 너무 꼭 맞는 옷을 입어서 다른 서인국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의 서인국은 그랬다.

‘응답하라 1997’은 ‘건축학개론’과 함께 90년대를 추억하는 앨범 같은 작품이 됐다. 같은 90년대라고 해도 ‘응답하라 1997’은 ‘건축학개론’보다 조금 뒤의 이야기다. 1980년생들의 1997년을 돌아보는 이야기. 음반이 음원으로 교체되기 전, 편지가 이메일로 대체되기 전 아날로그 감성의 끄트머리를 향유했던 세대들의 이야기다. 드라마는 삐삐 PC통신 다마고치 DDR 슬램덩크를 그 시대를 그리게 하는 장치들을 하나하나 등장시켰고 “그땐 그랬지”라며 오늘날을 살아가는 30대들을 무릎 치게 했다. 케이블 드라마인데 감히 시청률 5%를 넘본다. 체감 시청률은 국민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 부럽지 않다.

1997년=(‘응답하라 1997’의 주요 배경은 1997년이다. 당시 서인국의 나이 열 살. 열 살의 눈에 1997년은 어떻게 비쳤을까)“열 살이었어요. 자기 감정에 솔직했던 ‘애기’였죠. 곤충, 개구리 같은 거 잡으러 다녔고. 세상이 놀이터였어요. 재미있었죠. 아, 그런 기억은 있네요. 김정민 선배님 노래에 반해서 ‘나도 가수가 돼야겠다’ 결심한 거. 제 또래들은 H.O.T나 젝스키스 보면서 가수 꿈을 키웠다고 하는데 전 그분들이 무서웠어요. 비주얼이 상당히 강했잖아요. 어린 아이 눈에는 악당 같이 보였죠.(하하) 1997년이 아주 옛날처럼 이야기된다는 게 이상해요. ‘나도 나이를 먹고 있구나’라는 생각도 들고. 지금 30대들은 저보다 더하겠지만. 언젠가 ‘뽀로로’도 지금처럼 추억거리가 되겠죠?”

‘응답하라 1997’에서 까칠한 순정남 윤윤제 역을 연기 중인 서인국(사진=tvN)
‘응답하라 1997’=“신원호 감독님만 보고 들어갔어요. 감독님과는 ‘남자의 자격’으로 친분을 맺었죠. 제가 케이블 오디션 출신이잖아요. 지금은 그런 게 없지만 지상파 벽을 넘기가 쉽지 않았죠. 그때 감독님이 저를 도와주셨어요. 다른 작품도 있었지만 고민할 이유가 없었어요. 분량이 1분밖에 없더라도 감독님 작품을 해야겠다 생각했어요. 그렇게 하게 됐어요. 나이는 어리지만 공감대 때문에 연기하는데 힘들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사람들 사는 건 다 똑같잖아요. 사건 같은 건 그때그때 달라도 사랑 우정 같은 감정들은 시대를 넘어서는 거니까. 좋은 음악도 오랫동안 사랑받잖아요. 삽입곡 대부분이 귀에 익은 곡들이었고 저도 워크맨 삐삐를 사용했었기 때문에 공감하는데 어렵지는 않았어요.”

윤윤제=“대본만 봐도 너무 멋진 캐릭터였어요. 너무 멋있어서 감독님께 못한다고 얘기했을 만큼. 똑똑하고 남자답고 까칠한 구석도 있는데 한 여자만 사랑하는. (정)은지도 윤제가 실제 자신의 이상형에 가깝대요. 은지가 말하길 윤제는 대한민국 여성들의 이상형이라고. ‘사랑비’에서 김창모란 감초 캐릭터로 각인돼 있는 서인국이 갑자기 멋있게 나타나면 뭐랄까…거북하잖아요. 욕심도 났지만 멋진 주인공을 망칠까봐 못 하겠더군요. 그런데 감독님이 ‘우리는 너 믿고 간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자신감을 얻었죠.”

인기=(드라마 인기에 팬층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누나, 아줌마 팬들이 엄청 많아졌다. 정작 본인은 인기를 실감하지 못하는 모양이지만)“촬영만 계속해서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촬영 틈틈이 기사들 통해서 반응들을 짐작할 뿐이죠. 그런 얘기는 들었어요. 1980년생, 그러니까 99학번들이 제 나이를 혼동한다고. 저를 친구같이 느낀대요. 신기했어요.”

정은지=“은지랑 여섯 살 차이가 나는데 실제로도 친구같았어요. 은지랑 호흡이 좋았기 때문에 윤제·시원이 커플이 사랑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요즘말로 ‘케미’(남녀 간에 끌리는 호감을 나타내는 인터넷 신조어)가 좋다고 하는데. 시청자분들이 ‘올해 최고의 커플’이라고 칭찬해주실 때 기분 좋고 연기한 보람을 느껴요.” (남녀 사이에 우정이 있을 수 있느냐 묻자 서인국은 단호하게 “없다”고 답했다. 그는 자신이 좀 많이 보수적이란다. 그런 모습은 시원과 준희 사이를 질투했던 윤제를 떠올렸다)

연기=(서인국은 요즘 가수보다 배우로서 더 잘 나간다. ‘응답하라 1997’ 끝나자마자 바로 MBC 주말연속극 ‘아들 녀석들’에 캐스팅됐다. 이러다 노래는 안 하는 거 아닌지) “노래든 연기든 어떤 것도 포기할 수 없어요. 일단은 두 가지 일에 ‘올인’하기 힘드니까. 연기 재미에 푹 빠진 상태거든요. 또 ‘응답하라 1997’을 하면서 ‘사랑비’ 때보다 더 많이 연기를 배웠어요. 자랑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스스로도 성장 속도가 빠르다고 느낀다고 할까. 이럴 때 열심히 해서 배우로 훨씬 더 크고 싶어요. 윤제를 빨리 떠나 보내야 하는 게 아쉽지만 ‘아들 녀석들’이 끝났을 때 또 변했을 제가 기대돼요.”
“폭염 속에 스태프들도 배우들도 고생을 너무 많이 했어요. 그 고생을 알아준 듯 시청률이 잘 나와서 기분 좋고 시청자분들께도 감사드려요. ‘응답하라 1997’ 끝까지 사랑해주세요.”(사진=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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