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이 사람! 하지원·배두나·전지현 북한말 선생님

`웰컴 투 동막골` `코리아` `베를린` 등 참여
  • 등록 2012-05-02 오전 8:41:35

    수정 2012-05-02 오전 9:42:36

▲ 능숙한 북한말로 화제를 모은 스타들. MBC `더킹 투하츠` 하지원과 영화 `코리아`에서 북한 대표 탁구선수 역할을 맡은 배두나와 한예리(사진 왼쪽부터)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5월 02일자 34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스타in 최은영 기자] 영화 `코리아`에서 북한 대표 선수 역할을 맡은 배우 배두나와 한예리의 능숙한 북한어 실력이 화제다. 한예리는 얼굴까지 낯설어 `진짜 북한 사람 아니냐?`라는 말까지 듣고 있다. 게다가 이 둘이 사용하는 북한말은 자세히 들으면 표준어와 사투리로 다르다. 극 중에서 리분희 선수 역할을 맡은 배두나는 평양의 북한말을, 유순복 선수로 분한 한예리는 함경도 사투리를 각각 구사한다.   숨은 조력자는 새터민 백경윤 씨. 충무로에선 이름난 북한말 선생님이다. 2005년 개봉한 `웰컴 투 동막골`을 시작으로 영화 `평양성` `적과의 동침` 등 북한을 소재로 한 다수의 드라마와 영화에 자문으로 참여했다. 지금까지 그를 거쳐 간 배우들도 상당하다.

`코리아` 촬영 이후에는 MBC 수목 미니시리즈 `더킹 투하츠`에 북한말 선생님으로 나서 하지원이라는 또 한 명의 수제자를 키워냈다. 하지원이 극 중에서 맡은 역할은 북한 장교 김항아. 백 씨가 김항아의 실제 모델로 알려져 관심이 쏠렸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백 씨는 북한에서 아코디언 연주자로 활동했고 현재도 국내 모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더욱이 하지원은 드라마 촬영 전 영화 `코리아`에서 리분희의 라이벌 현정화로 분했다. 같은 선생님에게서 배운 두 배우가 영화와 드라마에서 각각 능숙한 북한말로 주목받고 있는 현실이 이채롭다. 하지원은 드라마에서 애교스러운 평양 말씨로 듣는 이의 애간장을 녹이는데, 배두나의 그것과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배두나는 정반대로 차가운 평양말을 선보인다.

배두나는 최근 인터뷰에서 "일주일에 두 번씩 북한말 교육을 받았는데 대사를 읋어주는 게 아니라 평양말로 편안하게 이야기를 주고받는 식이었다"며 "같은 평양말도 나이, 계급에 따라 달랐다. 극 중 조남풍 감독(남북단일팀을 이끄는 북한의 감독, 김응수 분) `그러지 말라우` 권위적인 말투를 쓰는 데 반해, 스물세 살의 리분희는 유순복에게 `긴장하지 말라` 좀 더 친근하게 말한다. 그런 미세한 차이까지 놓치지 않았다"고 백 씨만의 특별한 교육법을 설명했다.

이렇듯 배우들 사이 명성이 높다 보니 그를 찾는 곳도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 북한이 직, 간접적으로 등장하는 거의 모든 작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백 씨는 남한에 침투한 조직원이 북한에 버림받으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 `베를린`에 하정우, 전지현 등의 북한말 선생님으로 참여했고, 이어 김명민 주연의 영화 `간첩`에도 자문으로 나서 국내 유명 스타들과 각별한 인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 백경윤 씨는 스타들의 북한말 선생님으로 유명하다. 영화 `적과의 동침`에서 김주혁이 그녀에게 북한말을 배웠고, 최근에는 영화 `베를린` 작업에 나서 하정우, 전지현 등 스타들과 인연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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