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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WBC 1·2회 대회인 2006년과 2009년 파란을 일으켰다. 첫 대회에서는 김인식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박찬호, 서재응, 봉중근, 김선우, 김병현, 최희섭 등 메이저리거들과 일본 요미우리에서 활약하던 이승엽이 합류해 최고 전력을 꾸렸다. 이승엽이 연이어 홈런포를 날렸고, 최희섭은 대타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는 팀을 위해 자존심을 버리고 마무리 투수로 변신했다. “한국이 앞으로 30년 동안 일본을 이길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만들겠다”는 발언으로 공분을 산 스즈키 이치로의 엉덩이를 빠른 직구로 맞춰 ‘배열사’라는 별칭을 얻은 배영수와 일본전 호수비로 ‘국민 우익수’로 떠오른 이진영도 큰 사랑을 받았다.
우리 대표팀은 1회 대회에서 숙적 일본을 두 차례나 꺾었고, 야구 종주국 미국마저 이기며 4강 진출에 성공했다. 4강 진출의 성과에 세계가 놀랐고 한국에는 다시 ‘야구붐’이 일었다. 이 상승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로 이어졌다.
영광의 순간만 있었던 건 아니다. 류중일 감독이 사령탑을 맡은 2013년 3회 대회, 한국은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 1라운드 첫 경기 네덜란드전에서 0-5로 패해 1라운드 탈락의 수모를 맛봤다. ‘타이중 참사’를 겪은 한국 대표팀은 2017년 안방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4회 대회에서도 이스라엘과 네덜란드에 패해 2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했다. 야구팬들은 이때를 ‘고척돔 쇼크’라고 부른다.
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한국 야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우리의 노력이 아닌 온전히 국민 여러분의 응원과 열정이었다”며 “국민 여러분께 최선을 다해 희망과 감동을 보여드릴 것을 다짐한다. 그라운드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 전사가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