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눈치 NO·시한부 선고도 당당…안방극장, 사이다 女캐가 평정

'마인', 재벌가 맞서는 두 女주인공 공조로 인기 몰이
'멸망', 시한부 선고 굴하지 않는 '사이다' 대사
"타깃 시청층 맞게 배역도 진화…인식 성장 결과"
  • 등록 2021-06-09 오전 6:00:00

    수정 2021-06-09 오전 6:00:00

(사진=tvN)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강하고 개성 넘치며 진취적인 여성 캐릭터들이 안방극장의 시청률을 책임질 주역으로 부상했다.

주말 방송 중인 tvN ‘마인’을 비롯해 월화극인 tvN ‘어느 날 우리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이하 ‘멸망’), MBN ‘보쌈-운명을 훔치다’(이하 ‘보쌈’), tvN ‘보이스4’ 등이 대표적이다. 그간 여성 인권, 젠더 감수성 신장을 향한 논의가 꾸준히 발전해오고, 이에 따른 대중의 인식이 변하면서 드라마 배역이 지닌 성격, 사회적 역할도 성장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황진미 문화평론가는 “특히 최근 콘텐츠 시장의 타깃이 되고 있는 MZ세대 여성들은 정치, 사회적 신념 등 자기 표현에 거리낌이 없으며 젠더 평등 이슈에 관심이 많다”며 “채널 주도권을 쥔 시청층의 성향에 맞게 배역의 성격도 진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인’은 방송 전부터 이보영과 김서형 두 여배우를 투톱 주인공으로 내세운 여성 서사로 주목받았다. 특히 재벌가 며느리인 여성 주인공들의 진취적 면모가 매회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전직 톱배우였던 효원가 둘째 며느리 서희수(이보영 분)는 엄격하고 콧대 높은 재벌가 사람들의 틈바구니에서 주눅들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한다. 드레스코드가 블랙인 식사 자리에 “누군가는 용감히 다른 걸 시도해야 한다”며 오렌지색 드레스를 입고 나타나는가 하면 집안 사람들에게 “효원가의 벽을 뛰어 넘을 것”이라고 선언하기까지 한다. 첫째 며느리인 정서현(김서형 분)은 가문의 안정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남편은 물론, 시어머니와 처남, 시동생에게도 쓴소리를 서슴지 않는 카리스마를 뿜어낸다. 커리어우먼으로서 경영에도 두각을 보이며, 자신의 비밀이 밝혀질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해서라도 동서 서희수를 돕기 위해 직접적 행동에 나서는 ‘걸크러시’ 면모로 시청자들의 열띤 호응을 얻고 있다.

시청률도 상승곡선이다. 지난 5월 8일 첫 방송 당시 6.6%(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를 기록했고, 지난 6일 10회 만에 최고 시청률이 10.4%까지 치솟았다.

‘멸망’은 여주인공 동경(박보영 분)이 당찬 성격으로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100일 시한부 선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을 얕보고 막말하는 회사 대표와 전 남자친구에겐 촌철살인 사이다 폭격을 날린다. 초월적 존재인 멸망(서인국 분)이 죽음과 고통을 빌미로 자신을 압박해도 굴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에게 ‘같이 살자’고 제안하고, 당신을 사랑해보겠다는 선전포고로 허를 찌른다. 한 제작사 PD는 “시한부 설정, 초월적 존재와의 로맨스 자체는 흔한 소재인데 여주인공의 행동 방식이 주체적이라 신선하다”며 “여주인공이 직접 남주인공에게 무언가를 제안해 상황, 관계 변화를 이끄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멸망’은 현재 3주 연속 드라마 화제성 부문 1위를 차지 중이다. 150여 개국에 선판매도 이뤄졌다. 미주 및 유럽을 커버하는 OTT인 Viki를 비롯해 PCCW가 운영하는 동남아 최대의 OTT인 Viu·U-NEXT(일본)·iQIYI(대만)·홍콩 지상파 채널 NOW TV 등에 방영권을 판매했다. 일본에서는 한류 전문채널인 Mnet재팬을 통해 하반기 첫 방송될 예정이다.

MBN 첫 사극으로 종편 일요 전체 프로그램 시청률 1위를 안겨준 ‘보쌈’ 역시 남주인공 바우(정일우 분)와 로맨스 외에 여주인공 수경(권유리 분)의 각성, 능동적인 운명 개척 과정을 섬세히 그려낸 게 인기 비결이라는 반응을 얻고 있다.

오는 18일 방송을 앞둔 tvN ‘보이스4 : 심판의 시간’도 초청력을 지닌 프로파일러 강권주(이하나 분)를 통해 독보적인 여성 리더 캐릭터를 그릴 전망이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주체적 성격을 띤 여성 캐릭터들이 안방극장에서 활약 중인 배경으로 다양한 서사를 향한 대중의 갈망, 시대적 변화 등을 꼽았다. 정 평론가는 “드라마 주시청자들이 예전처럼 여성이 남성의 보호와 사랑을 받는 단순한 로맨스물에 열광하지 않는 시대”라며 “새롭고 독특한 서사를 향한 갈망이 커지다보니 시청자들의 관심사도 ‘로맨스’에서 ‘사회적 성공’, ‘복수’ 등 다채로운 분야로 옮아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플랫폼 발달로 다양한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게 되면서 여성의 성공과 성장을 중심에 내세운 많은 해외 콘텐츠들을 자연스레 접할 수 있게 된 것도 한몫한다”며 “이를 접하는 시청자들은 물론, 연기를 하는 배우들의 인식까지 그에 맞게 변화하면서 국내 콘텐츠 캐릭터에도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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