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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최은영 기자] 요 녀석 신통방통하다. 벌써 두 편의 영화에서 주연을 맡았다. 한국 최초 동물영화 시리즈라는 '마음이'에 CG는 등장하지 않는다. 오로지 견공 배우 달이의 날 연기로만 영화 한 편이 뚝딱 완성됐다.
'마음이2'에서 주인공 개와 함께 호흡을 맞춘 성동일은 "동물영화에 CG가 쓰이지 않은 영화는 전 세계를 통틀어 '마음이'가 유일할 것"이라며 "사람을 능가하는 개"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국내 최초 연기 견공, '마음이' 최고 스타
실제 영화에는 이런 대사도 나온다. "저건 똥개가 아니야. 인간 보다 낫다"
직접 만나본 달이가 꼭 그랬다. 말 못하는 동물이지만 표정, 눈빛, 행동 하나하나가 범상치 않았다. 촬영장에서 '딱' 하는 슬레이트 소리에 연기에 들어갔다 감독의 '컷' 소리에 행동을 멈추는 건 기본이다. 한국과 중국, 2개국에서 열린 제작보고회 참석을 시작으로 언론시사회, 무대 인사, 언론 인터뷰, 심지어 사인회까지 주연배우로서의 역할도 빠짐없이 해내고 있다.
물론 방식이 사람과 똑같을 순 없다. 사인은 앞발을 내밀어 발도장으로 대신하고, 인터뷰는 개 음성 번역기를 써 전달하는 식이다. 카메라 앞에서 자세를 취하는 건 이제 식은 죽 먹기보다 쉬운 일이 됐다.
완성된 영화를 보다 보면 놀라움은 더욱 커진다. 달리고 쓰러지고 다리를 쩔뚝이며 걷는 몸 연기를 비롯해 눈빛, 표정으로 심리 상태를 드러내는 감정 연기도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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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소 애견대회 입상···조기교육 받은 영재견
김 소장과 달이의 첫 만남은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생후 60일 된 영국산 암컷 래브라도 리트리버 한 마리를 분양받은 김 소장은 달덩이처럼 하얗고 예쁜 모습에 족보상 이름 '샐리' 대신 '달이'라는 새 이름을 선물했다.
달이는 연기 견으로 키워진 개가 아니라 타고났다는 게 김 소장의 설명. 그 영특함은 새끼 적부터 빛이 났다. 달이는 같은 종이 100번을 해야 습득할 것을 단 10번 만에 배워 따라 했다고 한다.
2002년 2월 생후 6개월 됐을 무렵에는 전국애견훈련대회에 최연소 참가 견으로 처음 출전해 3위에 입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이후 2년간 1년에 총 네 차례 있는 애견훈련대회 우승을 석권했으니 말이다.
말하자면 달이는 영재 견이었던 셈. 여기에 달이의 재주를 한눈에 알아본 김 소장의 조기교육은 지금의 스타견 달이를 만들어냈다.
◇400대1 경쟁률 뚫고 영화계 입문
오디션 한 번 없이 영화계에 입문한 달이는 연기 견의 운명을 타고났는지 적응 속도 또한 빨랐다. 생애 두 번째 영화 '마음이2'를 촬영할 때에는 사전 연습 또한 생략한 채 바로 연기에 돌입했을 정도다.
달이가 알아듣는 현장 용어는 80여 가지 정도. 극 중 한쪽 다리에 의지해 쩔뚝이며 걷는 연기 또한 현장에서 30분 만에 습득해 '아빠' 김 소장을 놀라게 했다고 한다. 제작기간도 1편 6개월에서 2편 2개월 반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김 소장은 "다리 위에서 비 맞으며 탈진해 쓰러지는 장면을 촬영할 때에는 고생도 많았었다"며 "영하 12도 날씨에 인공 비를 맞아가며 연기를 하는데 안쓰러우면서도 얼마나 대견했는지 모른다"고 달이의 머리를 조용히 쓰다듬었다.
김 소장에게도 그렇지만 달이는 모든 이에게 특별한 개다. 1편에서도 국민 남동생 유승호와 호흡을 맞춰 120만 관객의 마음을 훔쳤다. 동물영화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한국에서 견공 배우가 두 작품 연속 주연을 맡은 것도 달이가 처음이다.
김 소장은 "꿈 같은 얘기지만 기회가 된다면 할리우드에도 진출했으면 좋겠다"면서 "달이라면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게 웃었다.
4년 만에 귀여운 새끼 강아지 세 마리와 함께 돌아온 달이의 모성애 가득한 모습은 21일 개봉한 영화 '마음이2'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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