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플러스, 넷플릭스 잡으러 韓 상륙…콘텐츠 삼국지 열리나

연례 투자 발표회 통해 한국 진출 공식화
통신사들, 디즈니 플러스 유치 경쟁 치열할 것
전문가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합종연횡 전략 강화"
  • 등록 2020-12-17 오전 6:00:00

    수정 2020-12-17 오전 6:00:00

내년 한국 진출 계획을 공식화한 디즈니 플러스. (사진=AP/뉴시스)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미국 최대 콘텐츠 제작사 월트디즈니의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 플러스가 내년 한국 진출을 공식화하면서 국내 콘텐츠 시장에도 거대한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지금도 이미 업계 1위로 독주 중인 넷플릭스에 대항하고자 각종 합종연횡 전략을 펼치고 있는 방송사와 토종 OTT, 통신사들이 앞으로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디즈니 플러스와 손잡기 위한 각종 물밑 작업도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심희철 동아방송예술대 교수는 15일 “넷플릭스가 독식하던 시장의 파이를 디즈니 플러스가 견제함으로써 국내 콘텐츠 시장이 또 한 번 격변기를 맞을 것”이라며 “장기화된 코로나19 사태가 글로벌 OTT의 국내 진출 시기를 앞당겼다. 디즈니 플러스 외에 HBO맥스, 애플TV플러스 등 다른 글로벌 OTT들의 국내 진입도 시간문제인 만큼 토종 OTT들은 그 속에서 살아남고자 국내 방송사, 영화계와 연합한 자체 콘텐츠들을 더욱 쏟아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디즈니는 지난 10일 연례 투자 발표회를 통해 디즈니 플러스가 2021년 한국과 동유럽, 홍콩 등에 진출할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디즈니 플러스는 디즈니를 비롯해 마블과 픽사, 21세기폭스,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제작한 영화와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등 8000여 편의 콘텐츠를 보유한 글로벌 OTT다. 지난해 11월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첫 서비스를 시작해 올해 호주와 뉴질랜드, 프랑스, 독일, 남미 등 30여개국으로 제공 국가를 확대했다.

현재 글로벌 OTT 업계 1위는 구독자 수 1억 9500만명을 기록 중인 넷플릭스다. 지난 9월 닐슨코리아클릭 발표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한국 토종 OTT인 티빙, 웨이브 등을 제치고 국내 OTT 시장 점유율 40%를 차지하며 독주 중이다.

넷플릭스는 7000만명 구독자 확보에 8년이나 걸린 데 반해 디즈니 플러스는 출시 1년 만에 구독자 8680만명을 확보하며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특히 ‘어벤져스’, ‘토이스토리’ 시리즈 등 국내에서도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한 메가 히트 콘텐츠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만큼 국내 진출 시 넷플릭스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대항마로 언급되곤 했다.

A 제작사 대표는 “올 상반기까지 통신사들이 디즈니 플러스와 물밑 접촉을 시도 중이란 이야기를 종종 듣기는 했지만, 콘텐츠 업자들이 디즈니 플러스와 미팅을 가졌다거나 국내 진출 예상 시기와 관련한 소리를 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없었다”라며 “디즈니 플러스 측이 감감무소식이어서 국내 진출 계획을 빨라야 내년 초에나 들을 수 있을 것이란 반응들이 많았는데 예상보다 앞당겨졌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소비가 당연시되고 극장 산업이 완전히 위축되면서 넷플릭스 독주가 거세진데다 최근 남미 진출로 디즈니 플러스가 효과를 톡톡히 누린 게 한국 진출 발표 시기를 앞당기는 계기가 된 게 아닐까 싶다”라고 추측했다.

15일 기준 넷플릭스 국내 많이 본 콘텐츠 TOP 10 순위. (사진=넷플릭스 홈페이지)
전문가들은 이를 통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한 업계의 고민과 경쟁이 깊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통신사들 사이에선 디즈니 플러스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고 카카오TV나 티빙, 웨이브 등 토종 OTT들은 국내 각 방송사들과 콘텐츠 제휴 및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강화를 통해 글로벌 OTT에 대항하려는 움직임이 거세질 것”이라며 “OTT 경쟁이 치열할수록 킬러 콘텐츠 확보가 절실해진다. 대형 제작사는 물론 중소형 콘테츠 제작사 등 다양한 사업자들과의 콘텐츠 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한국형 오리지널 콘텐츠 없이 디즈니 플러스가 시장에 안착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또 다른 제작사 B사 측은 “‘겨울왕국’이나 ‘마블’ 시리즈를 앞으로 극장 개봉 없이 온라인으로만 개봉한다면 어느 정도 수요가 있겠지만 코로나19 이후 장기적 관점에서 안착하기 위해서는 국내 팬들을 특히 겨냥한 한국형 콘텐츠 제작 혹은 제휴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넷플릭스의 경우만 해도 국내에서 많이 본 톱10 콘텐츠가 전부 한국 드라마, 영화들이기 때문에 국내 오리지널 콘텐츠들을 잇달아 제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점들을 감안했을 때 디즈니 플러스에서도 국내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할 가능성이 아주 없지는 않을 것”이라며 “경쟁은 치열해지겠지만 작가, 제작자들의 진출 범위가 훨씬 넓어지고 콘텐츠의 질적인 성장을 도모할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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