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성, 송혜교, 노희경..‘그 겨울’, 환상의 하모니

  • 등록 2013-02-14 오전 1:05:34

    수정 2013-02-14 오전 1:05:34

(사진=SBS 캡처)
[이데일리 스타in 김영환 기자] 오랜만에 안방을 찾은 배우 조인성과 송혜교는 건재했다. 노희경 작가의 촘촘한 이야기와 김규태 PD가 그려낸 세상도 아름다웠다.

조인성과 송혜교는 13일 방송된 SBS 새 수목 미니시리즈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첫 회와 2회에서 감출 수 없는 존재감을 과시했다. 빚독촉에 겜블러 오수(조인성 분)에서 동명이인인 대기업 회장의 아들 오수 행세를 하는 조인성과 앞을 보지 못하는 대기업 회장의 딸 오영(송혜교 분)은 팽팽한 긴장감으로 시청자의 시선을 빨아들였다.

오수는 자신을 믿고 따르다 교통사고로 사망한 오수가 허풍이 아닌 진짜 대기업 회장의 아들인 것을 알고 가짜 행세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자신이 지지도 않은 78억원이란 빚 때문이다. 유일한 피붙이는 그룹 회장의 딸이자 자신의 동생인 오영. 6살의 어린 나이에 헤어졌던 동생이 시각장애로 앞이 보이지 않아 오수로서는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

그러나 모든 재산을 물려받은 오영과 이를 보필하는 왕비서(배종옥 분), 오영의 약혼자 이명호(김영훈 분) 등은 오수를 곱지 못한 시선으로 바라봤다. 친오빠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이들과 오수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을 불러왔다. 조인성은 이들을 상대로 기죽지 않는 눈빛 연기를 선보이며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오영은 오수의 뒤늦은 등장이 돈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그를 외면했다. 절망 속에서 살아가던 오영에게는 오빠 오수의 등장도 반갑지 않았다. 시각장애와 혼자 남겨졌다는 쓸쓸함에 세상을 차갑게 대했던 오영에게 오수도 다를 바 없었다. 송혜교는 서늘한 연기로 오수-왕비서와 대립각을 세우는 연기를 선사했다.

노희경 작가도 명품 대본으로 두 사람의 연기를 빛나게 했다. 오수와 오영이 얽히는 계기, 인물 사이의 긴장감을 명쾌하게 풀어냈다. 군더더기 없는 빠른 전개로 이야기에 힘을 실었다. 김규태 PD가 공언했듯 조인성과 송혜교의 심리 묘사에 주안을 둔 연출은 시청자들의 감정을 건드렸다. 감정의 진폭은 시퀀스에 따라 폭넓게 넘나들었다.

연출과 대본, 연기 삼박자가 뿜어내는 하모니에 시청자들의 호평도 이어졌다. 시청자들은 “조인성과 송혜교의 압도적인 비주얼, 여기에 명품 연기 볼 맛이 난다”고 두 배우의 연기력을 칭찬했다. 조인성과 송혜교는 각각 8년과 5년 만에 TV드라마에 출연했다. 오랜 기다림을 만족시켜주는 연기란 평이다.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일본 드라마 ‘사랑 따윈 필요없어, 여름’의 한국판 리메이크 버전이다. 여름과 겨울이라는 계절적 차이 만큼이나 새로운 이야기로 거듭났다. 유년시절 부모로부터 버려지고 외롭게 살아가는 겜블러와 갑자기 찾아온 시각 장애와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주위 사람들로부터 자신을 지켜내야 하는 외로운 대기업 상속녀가 서로에게 상처를 치유받는 멜로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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