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채권단은 쌍용양회 보유 지분(46.83%·경영권 포함)에 대한 예비입찰을 오는 29일 실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지난 15년간 쌍용양회를 공식 경영해 온 태평양시멘트가 반발하면서 쌍용양회 매각에 제동이 걸려있는 상태다.
태평양시멘트는 쌍용양회 지분 32.63%를 보유한 2대 주주로 우선매수 청구권(회사 매각때 제3자에게 회사가 매각되기 전 같은 조건으로 우선적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을 주장하며 모든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시장내 4위 업체인 동양시멘트가 예상을 웃도는 8000억원에 팔리자 한껏 기대에 부풀어있던 채권단으로서는 이 때문에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태평양시멘트가 채권단이 가져간 경영권 반환을 위한 소송을 법원에 제기했다”며 “판결 결과에 따라 한국과 일본간 통상 마찰 등이 생길 가능성도 있어 법원으로서도 쉽게 결정을 내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동양시멘트와 쌍용양회는 시멘트사업 비중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동양시멘트는 100% 시멘트회사로 볼 수 있지만, 쌍용양회는 시멘트 사업 비중이 50%를 밑돌고 있어 시멘트 외에 해운, 자원개발, 소재, 정보통신, 레미콘, 기초소재 등 다른 사업 비중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만큼 시멘트나 레미콘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SI에게 쌍용양회는 적합하지 않은 인수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채권단이 쌍용양회 매각 적기로 판단하고 있는 만큼 쌍용양회 매각의사를 쉽게 철회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경영권이 어느 정도 안정될 때까지 PEF가 보유하고 있다가 이들이 전략적 투자자에 되파는 게 현재로서는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라고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