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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사태의 핵심 인물인 최순실씨도 뇌물죄 등으로 기소하기로 했지만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관련 의혹은 기소 대신 검찰로 이첩키로 해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특검은 이르면 오는 2일 그동안의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특검, 내일 10여명 무더기 기소
특검은 이미 구속 수감된 이 부회장 외에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 부회장, 장충기 미래전략실 사장,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 등 4명도 불구속 기소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특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27일 정례브리핑에서 “(삼성 뇌물죄 관련) 입건된 피의자 대부분은 기소될 것”이라며 “최종적으로 내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뇌물공여와 횡령, 재산국외도피 등 5가지 혐의가 적용된 이 부회장의 기소는 예정된 일이었다. 다만 최 부회장과 장 사장 등 나머지 피의자들의 기소 범위를 놓고는 고민을 거듭해 왔다. 수뇌부 일괄 기소에 따른 삼성 경영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 부회장과 장 사장 등이 이 부회장 구속에 대한 책임을 지고 조만간 사퇴키로 하면서 특검의 부담이 가벼워졌다. 결국 특검과 삼성 측은 뇌물죄 혐의 입증과 관련해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이게 됐다.
특검은 수사기한 마지막 날인 28일 10여명을 무더기 기소할 계획이다. 삼성 관계자와 최씨 외에도 최경희 전 이대 총장과 ‘비선진료’ 의혹 관련 김영재 원장,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 등이 기소 대상이다.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의 기소 여부도 주목된다. 특검은 지난 26일 이 행정관에 대해 위료법 위반 방조, 위증, 전기통신사업자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르면 이날 밤 늦게, 늦어도 내일 새벽에는 영장 발부 여부가 결정된다. 특검 관계자는 “영장 발부가 확정되면 내일 중으로 기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특검의 기소 규모는 이미 기소된 13명을 포함해 20명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공소 유지를 위한 법무부의 지원을 강조했다.
우병우, 기소 대신 檢 이첩 유력
국민적 관심이 컸던 우 전 수석의 신병처리 문제는 불구속 기소 대신 사건을 검찰로 이첩하는 식으로 정리될 공산이 크다.
아직 최종 결정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특검 내부에서는 검찰 이첩 쪽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이 특검보는 “두 가지 방안의 장단점을 고민하고 있다”면서도 “모든 상황을 종합하면 검찰에 이첩하는 방안에 무게가 실려 있다”고 인정했다.
우 전 수석의 경우 이석수 전 청와대 특별감찰관 사퇴를 압박한 직권남용, 최씨의 국정농단을 방조한 직무유기 등이 혐의를 받고 있다. 세월호 의혹 수사를 방해하고 횡령·탈루 등 개인 비리를 저지른 정황도 포착됐다. 의경 아들의 보직 특혜 관련 직권남용 의혹도 있다.
이같은 비리 종합세트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검찰에 넘긴다면 특검 수사의 오점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우 전 수석에 대한 조사가 검찰 조직에 대한 수사로 인식되는데 대한 부담으로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는 비판도 가능하다.
특검도 이같은 여론을 의식하는 모습이다. 특검 관계자는 “검찰로 이첩했을 때 (우 전 수석 관련 수사가) 잘 될 수 있을 것인지 의구심이 있는 것은 안다”며 “이미 조사가 상당히 이뤄진데다 개인비리 추가 수사가 필요해 검찰로 넘어가도 잘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