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는 29일 여의도사옥 신관 21층에서 ‘K-유니콘 상장 활성화를 위한 증권사 CEO 간담회’를 개최해 관련 방안을 발표하고, 금융투자업계의 의견을 수렴했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국내 우량기업의 상장을 두고 글로벌 거래소와 경쟁을 하는 상황은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제2, 제3의 쿠팡이 미국에 상장하는 도미노 현상이 생겨나지 않도록 국내 유니콘 기업에게 불리한 점은 없었는지, 기업공개(IPO) 제도나 절차에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없는지, 원점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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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는 산업지형이 정보통신기술(ICT), 바이오, 배터리 등에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디지털 기술이 각 영역에 적용되며 ‘제2의 벤처붐’이 일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마켓컬리, 네이버웹툰, 두나무 등 시가총액이 큰 유니콘들이 미국 증시에 눈을 돌리면서 국내에 붙잡아 둬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했다는 판단이다.
또 디지털 기술과 지식으로 무장한 ‘스마트 개미’ 세력이 자본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고 봤다. 이들이 증시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중요한 축으로 등장한 만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디지털 기술 발전에 따라 국내외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유니콘들의 해외 상장 진입장벽이 낮춰진 점을 짚었다. 쿠팡을 단적인 예로 들며 해외 상장시 언어차이, 법률이슈가 이전만큼 크게 문제되지 않고, 비용도 일시적인 요소일 뿐 근본적 장애물이 될 수 없다고 봤다.
“유니콘 뉴욕行 이유 있어…기업평가기준 새로 마련해야 ”
손 이사장은 “유니콘 기업이 뉴욕 시장으로 가려는 덴 이유가 있다. 차등의결권 문제 외 근본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며 “미국 시장에서 제 몸값을 받겠다는 계산에 따라 비싼 상장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해외 진출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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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창업자 경영권 유지 방안·심사단축·상장지원 검토
거래소는 구체적으로 유니콘 기업의 원활한 상장 지원 방안으로 △창업자의 경영권 유지를 위한 2~3대 주주 등과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제도 활용 △미래성장성을 반영한 심사방식 도입 △패스트트랙(45일→30일 검토)을 통한 심사기간 단축 △유니콘 기업 최고경영자(CEO) 간담회 개최, 상장기념식 리뉴얼 등 상장유치 마케팅을 포함한 기업지원 기능 대폭 강화 등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손 이사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변화의 ‘방향’보다 ‘속도’가 중요해 시대의 흐름을 타고 빠르게 변화해야 생존할 수 있다”며 “우리 시장이 맞닥뜨린 도전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유연한 사고와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금융투자업계에선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부회장,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김성현 KB증권 대표이사 등 11개 증권사 경영진이 참석했다. 이들은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을 유연하게 활용하고 업계 소통을 강화, 기업은 밸류에이션 등 시장 논리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며 “현 시점에서 개선방안 발표가 시의 적절했고, 거래소의 적극적 컨설팅 노력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K-유니콘 기업이 우리 시장에 상장되도록 금융투자업계도 함께 힘을 모으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