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 펀드 직판 쉽지 않지만”…올해 공모 리테일 1300억원치 팔아

직판 채널 보유 운용사 3사 비교
메리츠운용 압도적…MTS 출시 등 박차
한화운용 등 상반기 서비스 개발 추진
“J클래스 활성화·고객 인식 개선 필요”
  • 등록 2020-12-09 오후 8:47:17

    수정 2020-12-09 오후 9:43:25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공모 펀드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자산운용사가 ‘직접 판매’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판매 보수를 제외한 낮은 수수료, 판매사의 불완전 판매 우려 감소 등의 장점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비대면 선호로 인해 금융 당국도 공모 펀드 활성화 방안으로 직판 카드를 눈여겨 보고 있다. 아직 개인 투자자들의 반응은 특정 운용사를 제외하면 미지근하다. 업계는 직판 활성화를 위해서는 인식과 제도 개선 등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동학개미’ 온기 펀드 직판으로…메리츠 1500억원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메리츠자산운용의 공모펀드 개인 고객 직접 판매 잔고는 1754억원으로 집계됐다. 2018년 말 43억원, 2019년 말 261억원으로 올들어 10개월 동안 1493억원 가량 대폭 늘었다.

메리츠운용은 2년 전 비대면 계좌개설 및 펀드 판매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였다. 상반기에는 송파 센터를 통해 정기적인 세미나 개최 등 좀 더 가깝게 개인 고객과 만나고 있다. 내년 부산 센터도 고려 중이다. 업계는 존 리 메리츠운용 대표의 영향력을 성공 비결로 꼽는다. ‘주식 전도사’인 그가 코로나19 이후 대중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자연스럽게 홍보가 됐고, 지난 노력이 더해져 결실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존 리 대표는 “대면으로 계좌 개설이 필요한 미성년자 고객이 누적으로 1만5000여명 정도로, 여기에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운용업계의 일반적인 분위기는 아니다. 계열사인 삼성카드 애플리케이션과 펀드 정보앱 ‘펀드솔루션’으로 올 초부터 본격적인 직접 판매에 나선 삼성자산운용은 작년 말 3억원에서 올해 10월 말 기준 10억원으로 7억원 늘리는데 머물렀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경우 지난해 말 817억원이었지만 올해 10월 말 662억원으로 오히려 155억원치가 줄어들었다. 10월 말 선보인 펀드 매매 앱의 성과는 반영되지 않았다.

“‘펀드=은행·증권사’ 인식부터 달라져야”

펀드 직판의 역사는 꽤 길다. 2006년 1월부터 운용사는 은행이나 증권사를 거치지 않고 펀드를 팔 수 있게 됐다. 제도적으로 길은 열렸지만 운용사들은 막강한 힘을 가진 판매사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 보니 사실상 제자리 걸음이었다.

회의론도 적지 않다. 공모 펀드 부침이 지속되고 ‘펀드 직판’이란 개념이 개인 투자자에게 생소한 상황에서 시중 은행이나 증권사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인력과 시스템 마련 등 상당한 비용이 요구된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의 인식을 바꾸기 위한 마케팅 비용과 고객 친화적인 플랫폼 개발 등 초기 투자 비용을 고려하면 사실상 스타트업과 다를 바 없다”면서 “그럼에도 금융기관으로서 지켜야 할 강력한 규정을 지키면서 속도와 편리함이 중요한 요즘 세대에 맞추고자 하니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그럼에도 한화자산운용이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개인 고객 비대면 펀드 판매 서비스를 준비하는 등 과거와 달리 적극적인 모양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상장지수펀드(ETF)의 무서운 성장세를 예상하지 못했듯, 직판은 시대적 흐름이라 것이다. 기술 발전은 물론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더이상 판매사만 믿을 수 없게 됐다. S클래스 보다 더 저렴한 수수료의 J클래스 상품을 판매하는 삼성운용처럼 비용면에서 매력이 있고 판매사와 이해관계를 떠나 직접 운용하는 상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투명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등 직판이 가진 강점이 뚜렷하다는 자신감도 있다.

이경준 삼성자산운용 솔루션팀 팀장은 “직판은 단순히 펀드 판매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후 관리, 나아가 로보어드바이저 등을 통한 고객의 효율적인 자산 관리로 이어질 수 있고, 미국 대형자산운용사 뱅가드로 좋은 사례”라면서 “개인 투자자 눈높이에 맞춘 마케팅과 요구에 부응하는 상품 공급 등이 직판 활성화를 위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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