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연구팀, '3차원 곡면부착' 유연소자 기술 개발

최인석 교수 등 공동 연구진
머신러닝 이용한 기하 구조 설계
늘어나지 않는 디바이스 부착 가능
  • 등록 2020-04-13 오후 5:03:56

    수정 2020-04-13 오후 5:03:56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서울대 공대는 재료공학부 최인석·주영창·이명규 교수, 융합과학기술대학원 김창순 교수, 미국 조지메이슨대 리엔지밍(Lien Jyh-Ming) 교수 공동연구팀이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해 유연소자를 파손 없이 임의의 3차원 곡면에 부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최근 자유롭게 늘어날 수 있는 전자 소자 개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는 가운데, 실질적으로 현재 상용화된 늘어나지 않는 플렉시블 디바이스들은 재료의 제약으로 임의의 복잡한 형태로 변형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평면형 플렉시블TV는 한 방향으로 굽힐 수는 있지만, 완전한 구와 같은 형태로의 변형이 불가능하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대부분의 전자 소자에서 사용되는 실리콘 기판의 경우 작은 응력에도 쉽게 파손되기 때문이다.

이에 서울대 공대 공동연구진은 머신러닝을 통해 컴퓨터가 재단한 전개도를 바탕으로 철판이나 실리콘 기판과 같이 평면형의 늘어나지 않는 재료를 임의의 3차원 곡면에 파손 없이 안정적으로 부착하는 데 성공했다.

왼쪽부터 최인석 교수, 리엔지밍 교수, 이유기 연구원. (사진=서울대 공대)
연구진은 임의의 복잡한 3차원 곡면을 작은 격자(Mesh)로 근사화시킨 후, 이를 겹침 없이 2차원으로 전개시키는 알고리즘을 활용했다. 이때 유전 알고리즘이라 불리는 머신러닝 기법을 사용해 수백 개의 격자로 근사화된 복잡한 3차원 형상에서 겹침이 전혀 없으면서도, 전개도가 차지하는 유효 면적은 최소화된 전개도를 생성했다.

생성된 전개도대로 자른 플렉시블 기판 상에 각종 전자 소자를 제작 후, 이를 다시 본래의 3차원 곡면 위에 부착시키는 방법론을 제시했다. 알고리즘을 통해 얻은 전개도는 유효 면적이 최소화돼 있기 때문에, 자르는 과정에서 생기는 기판 재료의 낭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

연구진이 사용한 3차원 형상은 수백 개 이상의 충분히 많은 수의 격자로 근사화돼 있어, 제작된 전개도 형태의 소자를 3차원 형상에 부착하는 과정에서 격자와 격자 사이의 접힘(Folding)이 부드러운 굽힘(Bending)으로 근사화될 수 있다.

그 결과 연구진은 실리콘 기판과 같이 작은 응력에서도 쉽게 깨지는 재료도 응력집중으로 인한 국부적 파손 없이 다양한 형태의 3차원 표면에 파손 없이 안정적으로 부착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마찬가지로 취성이 큰 ITO 재료를 포함한 발광 소자가 복잡한 형태의 3차원 표면에 부착된 후 정상적으로 작동함을 보였다.

머닝러신 기반 알고리즘. (이미지=서울대 공대)
서울대 최인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오직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이용한 기하 구조 설계만을 통해 원하는 재료를 어떠한 형태로도 파손 및 빈틈없이 안정적으로 부착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로운 재료나 공정 없이도 현재 사용 중인 각종 소자를 다양한 형태로 제작할 수 있어 향후 웨어러블/신체 부착형 소자, 건축 및 차량의 내, 외관 디자인 등 다방면의 분야에서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논문은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4월10일자에 온라인 게재됐다.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 사업, 소프트로봇기술선도연구센터, 서울대 창의선도신진연구자 과제, LG Display under LGD-Seoul National University Incubation Program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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