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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약은 한 차례 연장을 거쳐 2026년 2월까지 유효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추가 연장 협상은 답보 상태다. 양국은 지난해 11월 말 조약 이행을 위한 회의를 열 예정이었으나 러시아가 회의 전날 연기를 통보한 뒤 관련 대화가 재개되지 않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국정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확전에 대한 책임은 서방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방의 경제 제재를 비판하며 전쟁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전날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깜짝 방문해 “푸틴의 정복전쟁은 실패했다”고 말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도 폴란드 바르샤바를 찾아 러시아를 견제하고 동유럽 지역 안보를 확립하기 위한 미국의 역할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푸틴 “러, 경제도 강해” 자신감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를 전장에서 패배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을 배치한다면 우리는 그것을 멀리 밀어낼 것”라며 “러시아의 핵 전력은 현대화됐고 국가 방위를 위한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날 푸틴 대통령 발언은 전쟁 1년을 앞두고 내부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성과 없이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정치적 입지가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국민은 우크라이나에서의 작전을 지지한다”고 말한 것도 이런 목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왕이, 모스크바 방문…시진핑 ‘러 방문 사전작업
전날 바이든 대통령은 개전 이후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찾아 포탄과 방공 레이더 등 5억달러(6481억원) 규모 군사 원조를 약속했다. 그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치고 한 연설에서 푸틴 대통령을 향해 “푸틴의 정복전쟁은 실패했다”고 말했다.
서방세계는 러시아를 겨냥한 추가 제재도 준비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이번 주 10차 대러 제재를 확정할 계획이다. 철강과 알루미늄, 대형차량, 전자회로 등 총 110억유로(약 15조원) 규모의 군수품 수출·입을 차단하는 게 핵심이다. 미국도 제재를 회피하고 있는 러시아 방산·에너지기업과 금융기관을 겨냥한 추가 제재안을 준비 중이다.
한편 중국의 외교 수장인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은 유럽 순방 마지막 일정으로 이날 모스크바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전날 “왕 위원과 푸틴 대통령의 만남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왕 위원의 이번 방문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러시아 방문을 위한 사전작업으로 해석된다. 러시아 외무부는 올해 시 주석의 방러를 추진하겠다고 지난 연말 밝힌 바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전인 지난해 2월 ‘무제한 협력 체제’를 약속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