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압경수로형의 이 원전은 전기출력 100MW·열출력 330MW급의 ‘중소형’ 원전으로 전기출력 1000MW 이상급인 대형 원전의 10분의 1 규모이다. 한국은 경제력 부족이나 작은 전력망(그리드) 규모 등의 이유로 대형원전을 짓기 어려운 개발도상국가들과 중동 국가들을 타깃으로 삼아 중소형 원전을 제작, 수출하겠다는 전략을 펴왔다.
이번 수출은 1997년 개념설계를 시작으로 20년 가까이 중소형 원자로 연구개발에 힘써온 국내 원자력계와 정부의 노력이 첫 결실을 맺은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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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대형원전들은 원자로의 주요 기기들이 대형 배관으로 연결돼 있다. 반면 스마트 원자로는 증기발생기와 가압기, 원자로냉각재펌프 등 원자로계통의 주요 기기들을 원자로 압력용기 안에 모두 설치한 ‘일체형’ 원자로이다.
이 때문에 대형 배관들이 손상돼 발생할 수 있는 중대사고인 냉각재상실사고의 가능성을 원천 배제해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스마트 원자로는 또한 주요 기기를 모듈(module) 형태로 설계한 덕분에 건설 현장에서 조립과 용접 과정을 최소화해 공사기간이 36개월 가량으로 짧은 편이다.
이 원자로는 기본 역할인 전력생산 외에 바닷물을 민물로 바꾸는 해수담수화도 가능하다. 발생 에너지의 90%는 전력 생산, 10%는 해수담수화 플랜트 열에너지원으로 각각 활용해 원자로 1기로 하루에 전력 9만Kw와 담수 4만톤을 동시 생산할 수 있다.
해수담수화 기술은 국내 개발진이 중동 국가들을 겨냥해 특화한 기능이기도 하다. 사우디는 2040년까지 전력의 20% 가량을 원자력으로 공급할 계획으로, 스마트 원자로를 통해 소규모 도시에 대한 전력수급과 물 부족 해소 등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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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원자로 완성을 위해 총 15년간의 개발 기간동안 연간 1700명 가량이 인원이 계속 투입됐다. 개발비용은 정부예산 1831억원과 민간투자 1616억원 등 총 3447억원 가량이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전세계 중소형 원전 시장은 2050년까지 최대 3500억달러(약 384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정부는 기술적 강점을 가진 중소형 원전에 집중, 이 시장을 꼭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스마트 원자로가 지금은 다른 나라에 비해 5년 이상 앞서 있지만 미국과 일본, 러시아 등 기존의 원전 선진국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드는만큼 강력한 수출추진 등 적기 대응을 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지난 1월에는 스마트 원자로의 수출을 추진하는 전담법인(스마트파워)이 출범하기도 했다.
정부 관계자는 “스마트 원자로를 대한민국 원자력의 새로운 대표상품으로 만들겠다”며 “대형원전-중소형 원전-연구용 원자로로 이어지는 원자로 수출 라인업을 구축해 원자력 수출산업화를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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