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K-배터리소재, 3가지 변수는..수요둔화·원자잿값·中리스크

메탈가격 하락..양극재 판매량 늘어도 수익성 악화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에 메탈값 약세 지속 예상
글로벌 완성차 잇따라 생산량 목표 조절 나서
미중 갈등에 공급망 우려·中공급과잉에 판가하락도
  • 등록 2023-11-08 오후 5:18:29

    수정 2023-11-08 오후 7:28:10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잘 나가던 K배터리 소재업체들이 3분기 일제히 부진한 실적을 거두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최근 공격적 투자를 펼쳐온 글로벌 완성차들도 속도 조절에 나서는 등 전기차 수요 감소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전기차 시장 확대 둔화에 따른 판가 하락과 중국발 리스크가 가중되면서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이 펼쳐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메탈가격 하락...K양극재 영업익 ‘반토막’

8일 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45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7.6% 감소했다. 매출액은 1조8033억원으로 전년대비 15.4% 늘었지만 수익성 지표는 크게 악화됐다. 회사 측은 “전기차용 양극재 판매량은 증가했으나 메탈가격 하락에 따른 판가 하락으로 실적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수산화리튬 kg당 평균가격은 올해 1분기 75달러에서 2분기 45달러, 3분기 35달러까지 하락했다. 리튬 가격 하락으로 역래깅(원재료 투입 시차)효과가 나타나면서 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실제로 에코프로비엠은 메탈가 변동성 확대에 따른 스프레드 마진 축소와 재고자산평가손실 발생(340억원) 등을 이익 축소 배경으로 지적했다.

엘앤에프와 포스코퓨처엠도 마찬가지다. 엘앤에프는 3분기 영업이익이 148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85% 감소했다고 밝혔다. 재고 평가에 따른 손실금액을 100억원 반영했다. 포스코퓨처엠도 3개 분기 연속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317억원으로 전년대비 54.6% 줄어들었다.

글로벌 완성차 생산량 조절 나서..전기차 수요 둔화

문제는 메탈 가격 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는 리튬, 니켈 등 배터리 주요 핵심 원자재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9월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은 996만5000대로 전년대비 36.4% 증가했지만 성장세는 둔화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 전세계 전기차 시장 성장률은 61.3%였다.

글로벌 완성차들도 잇따라 생산량 목표 조절에 나서고 있다. GM은 일본 혼다와 공동으로 추진해오던 50억달러(약 6조8000억원)규모의 보급형 전기차 개발 공동 프로젝트를 전면 취소하고, 미국 미시간주에 건설키로 했던 전기차 공장 가동 시점도 1년 연기했다. 포드도 당초 계획했던 전기차 투자액을 대폭 줄였다. 전기차 세계 1위 테슬라는 멕시코 전기차 공장 착공 일정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업체들도 전방 산업 부진에 따른 우려감을 드러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 4분기와 내년 경영 환경은 녹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공급망·공급과잉 우려..중국발 리스크↑

미중 갈등 심화에 따른 배터리 핵심 광물을 둘러싼 중국발 리스크도 경영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당장 내달부터 중국 정부는 흑연 일부 품목에 대한 수출통제를 실시할 예정이다. 흑연은 배터리 음극재의 핵심 소재로 국내 기업의 인조흑연, 천연흑연에 대한 중국산 수입 비중은 90%를 웃돌고 있다.

특히 배터리 소재인 전지박(동박)의 경우 중국발 공급 과잉이 판가 하락에 영향을 미치며 수익성 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SKC는 3분기 44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도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86.7% 감소한 30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SKC의 경우 연말까지 재고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보수적인 실적 전망을 내놨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도 전날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 3분기를 바닥으로 4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면서도 “내년에도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3분기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영업이익률은 1.4%까지 하락했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내년 전기차 수요 둔화를 우려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 모델 및 생산량 목표 지연이 잇따르고 있다”면서 “특히 내년에는 미국 대선과 중국의 보복조치로 인한 원재료 조달 등 다양한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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