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프리카에 수천억원 선물보따리…中·러 견제 '잰걸음'

올해 재무·국무장관 등 이어 부통령도 아프리카 순방
中부채·러시아 용병 문제 부각하며 견제 행보
아프리카, 전통적으로 中·러 입김 강해 美에 부담
  • 등록 2023-03-28 오후 5:47:42

    수정 2023-03-28 오후 5:56:48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이 강한 가나 등 서아프리카 5개국에 안보 지원을 포함해 약 31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27일(사진) 가나 수도 아크라를 방문한 카멀라 해리스(앞쪽 왼쪽에서 두 번째) 미국 부통령이 가나 각료들을 소개받고 있다.(사진=AFP)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프리카를 순방 중인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은 이날 가나 수도 아크라에서 서아프리카 5개국(가나·베냉·코트디부아르·기니·토고)에 10년간 1억달러(약 1300억원) 규모의 안보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알 카에다 등 극단주의·테러리스트 등과 맞서 싸우고 있는 5개국을 돕겠다는 취지다. 이와 별도로 가나에는 이번 회계연도(2022년 10월 1일~2023년 9월 30일) 안에 1억 3900만달러(약 1800억원)를 지원하겠다고 해리스 부통령은 약속했다.

최근 미 바이든 행정부에선 아프리카를 찾는 고위인사가 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대사,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에 이어 행정부 내 2인자인 해리스 부통령까지 아프리카를 찾았다. 아울러 미국은 이들 고위인사가 아프리카를 방문할 때마다 대규모 지원을 약속했다.

이처럼 미국이 아프리카에 구애를 보내는 건 이 지역에서 영향력이 큰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서다. 러시아는 옛 소련 시절부터 아프리카 빈국에 무기를 공급하며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최근엔 아프리카 분쟁 지역에 용병을 파견해 이들 나라 환심을 사고 있다. 중국 또한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등 대규모 투자를 쏟아붓는 과정에서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입김을 키웠다. 중국·러시아는 미국과 달리 인권 문제 등에 무신경해 아프리카에서 인기가 높다.

국제사회 여론전을 통해 중국·러시아를 견제하려는 미국 입장에선 아프리카에서 이들 국가의 영향력 확대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실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기 위한 유엔 결의안 표결에서 아프리카 국가 상당수가 반대·기권표를 던지기도 했다.

아프리카에서 중국·러시아를 견제하려는 의도는 이번 해리스 부통령의 순방 국가만 봐도 알 수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가나와 잠비아, 탄자니아를 방문키로 했으며, 이 가운데 가나와 잠비아는 중국에서 빌린 외채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방문한 가나에서 중국을 포함한 가나 채권국에 채무 경감을 촉구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또 나나 아쿠포아도 가나 대통령과의 회담에선 러시아 용병회사 와그너그룹의 아프리카 내 활동 문제를 논의했다. 와그너그룹은 아프리카에서 광산 개발권 등을 챙기고 정치에도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스 부통령의 이런 행보는 중국·러시아의 실정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아쿠푸아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행보에 대해 미국이 강박관념을 가질 순 있지만 가나는 그렇지 않다”며 “전 세계 모든 나라는 가나의 친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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