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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올해 코스피는 풍부한 유동성의 힘으로 3000선을 돌파할 거라 봅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에겐 힘든 장이 될 수 있어요. 예측하기 어려운 순환매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특정 종목에 대한 ‘바이앤홀드’(매수 후 보유) 전략으론 만족스러운 수익률을 내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계속 변화하는 주도주군을 추격 매수하다가는 고점에 사서 저점에 파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스타일·사이즈별로 포트폴리오를 분산하는 게 평균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사진)은 기자들 사이에서 ‘사람 홀리는 투자전략가’로 통한다. 공식적이든 비공식적 자리에서든 오 센터장의 시장 뷰와 투자 제안을 듣고 있노라면 모든 재산을 그가 추천한 자산에 투자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다. 시장을 보는 혜안과 투자자산을 고르는 안목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올해 글로벌증시 변곡점 올 수도…“버블로도 불꽃놀이는 1년 간다”
오 센터장은 “이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엔 국내 증시에 변곡점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 시점에서 현금비중을 확대하는 게 최선은 아니다”고 말했다. 버블로도 불꽃놀이가 6개월에서 1년까지 가는 만큼 상당한 기회비용을 치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올해 증시 흐름이 작년과는 차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005930)의 주도력이 약화되면서 업종별 순환매 로테이션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란 판단이다. 오 센터장은 “앞으로 대형주가 오르나 하면 중소형주가 오르고, 수출주가 오르나 하면 내수주가 오르는 등 예측하기 어려운 로테이션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국내주식과 해외주식, 수출주와 내수주, 대형주와 중소형주 등 골고루 분산투자를 하는 것이 시장을 따라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조언이다.
日, 잃어버린 25년…“프레임 바꿔라…강자만 남았다”
그는 중국과 미국을 메인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일본 투자자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내비쳤다. 그는 “일본의 잃어버린 25년에 대한 프레임을 확 바꿔야 한다”며 “지금까지 일본 경제를 설명하는 키워드가 고령화, 마이너스 물가, 제로성장, 디플레이션, 공급과잉이었지만 이제는 공급부족, 자산가격 상승, 노동력 부족, 인플레이션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5년간 지속된 장기 침체 속에서 살아남은 기업들은 정말 강한 기업”이라며 “그동안 비지니스 모델을 바꾸고 경쟁력을 강화한 만큼 앞으로 날개를 달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투자 유망한 일본 기업군으로 △도요타, 덴소 등과 같은 글로벌 탑티어(Top Tier) 수출기업 △로봇·자율주행 등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춘 B2B기업 △돈키호테, 시셰이도 등 내수 소비주 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