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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원화 가격 추락이 과도하다는 외환당국의 판단 아래 실개입으로 추정되는 달러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원·달러 환율 오름세가 7거래일 만에 멈췄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시장에서 순매도세를 이어가고 있고 역송금 수요도 있었지만 당국 개입 이후 이를 상쇄할 정도로 수출업체 이월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나온 영향이다.
18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8.30원 하락한 116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2원 가량 상승 출발해 1179.70원까지 올랐다가 오전 10시께 하락세로 돌아서더니 장중 1167.80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이날 환율 하락은 외환당국에서 달러를 내다 파는 실개입, 즉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으로 추정되는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시작됐다. 환율은 개장 직후 1180원을 앞둔 수준으로 올랐다가 오전 10시께 1170원 대로 하락 반전할 만큼 낙폭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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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우리나라 수출 실적이 자동차, 조선 등 반도체 이외 종목에서도 긍정적인 실적을 거두고 있음에도 오버슈팅(일시적 폭등)이 이어지면서 원화 약세폭이 컸던 것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늘고 반도체 업황 악화 전망까지 나온데다가 당국 개입이 다소 늦어지면서 이런 흐름이 예상보다 더 길게 이어진 것”이라고 풀이했다.
원화 가격 추락, 환율의 빠른 상승을 우려하는 당국의 직접적인 메시지도 나왔다.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등 외환당국이 반도체 업황 부진 등에 따른 외국인 매도세를 고려해도 최근 환율 상승 속도가 빠르다고 진단한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이날 원화 가격 하락폭이 유독 큰 것에 대해 “외국인 국내주식 매도 자금 환전 수요가 가장 큰 요인”이라면서 “기재부와 함께 환율 추이에 대해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지난주에 비해 코스피 시장에서 2600억원 가량 팔면서 매도 규모를 줄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7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이어갔으나 지난 한 주 동안 7조원 이상 팔아 치운 것에 비하면 매도폭은 크지 않았다.
외환 당국의 경계감이 실제로 작용하자 달러를 사고 파는 트레이더들의 환율 상승 배팅 심리도 한 풀 꺾인 것으로 보인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환율 오름세가 과했던 만큼 안정도 빠를 것으로 본다”면서 “글로벌 달러 강세 모멘텀이 그렇게 크지 않고 위안화 환율도 6.5 위안대를 아직 못 넘기면서 안정된 상황에서 원화 약세가 과했다는 인식도 충분히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 역시 “지난주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유별나게 강했기 때문에 트레이더들도 환율이 더 오를 수 있을까 의구심을 가지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