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금희 "산업부, 문구까지 정해놓고 한수원에 탈원전 지시"

"한수원 보고를 탈원전 정책 추진 근거로 활용하는 모순 발생"
  • 등록 2021-05-25 오후 4:18:28

    수정 2021-05-25 오후 4:18:28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가 월성1호기 조기폐쇄와 신한울 3·4호기 건설중단을 처음부터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에 지시했다는 내부 증언이 나왔다.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1일 의원회관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은 산업부가 한수원에 문구까지 정해주며 월성1호기 조기폐쇄와 신한울 3·4호기 건설중단 내용을 담은 현황조사표 제출을 지시한 내용을 확보했다고 25일 밝혔다.

산업부는 2017년 10월경 월성1호기 조기폐쇄를 법률 제정을 통해 추진하는 것이 어려워지자 사업자인 한수원 스스로 조기폐쇄를 결정하는 방법으로 추진하는 것을 결정했다. 산업부는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해당 내용을 반영하기 위해 사전협의를 진행했다.

한수원은 2017년 11월 7일,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발전설비 현황조사표 작성을 위해 산업부와 사전협의를 했다. 이 과정에서 월성1호기 조기폐쇄와 신한울 3·4호기 건설중단이 불가피하다는 구체적 보고 문구까지 정했다. 산업부는 2020년 국정감사 당시, 전력수급 기본계획을 작성할 때 발전사업자에게 발전설비 현황조사표를 받아 이를 근거로 사용한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이를 정면으로 뒤집는 증언이 나온 셈이다.

양 의원에 따르면, 당시 한수원 고위층이 산업부와 문구까지 조율해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자 당시 기술파트 실무진들은 크게 반발했다. 기술전략처 직원들은 이사회 의결 없이 사업 중단이나 조기 폐쇄를 산업부에 보고하면 추후 문제가 발생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기존에 이사회의 의결을 거친 회사의 중요사항에 해당하는 건설기본계획 중단을 위해서는 이사회의 재심의·의결이 필요하다는 원칙을 한수원 실무자들은 지키려 했던 것이다.

실제로 한수원이 2017년 말 기준 신한울3·4호기에 대해 작성한 자산 손상징후 검토 보고서(2018년 3월 15일)에 따르면 ‘손상징후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음’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 근거로 정부의 의사결정이 없는 상태에서는 한수원 이사회가 신규원전 중단의 유일한 의사결정기구인데, 이사회는 2017년 12월 말 건설중단 의사결정이 없었음을 명시하고 있다.

내부 반발에 한수원은 11월 10일과 13일 두 차례 임원 회의를 거쳤고, 기존보다 순화된 안을 추가해 다시 산업부와 협의했다. 산업부는 3가지 안 중 (2안)을 최종 선택했고, 산업부가 선택한 안을 11월 16일 한수원 이사회에 보고했다.

산업부는 한수원의 현황조사표를 바탕으로 월성1호기와 신한울3·4호기를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제외했다. 한수원은 2018년 8월 이사회에서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월성1호기가 빠졌다는 이유로 조기폐쇄를 의결한 상황이다.

양 의원은 “산업부가 보고 문구까지 조율하면서 탈원전을 지시했는데, 한수원의 보고를 탈원전 정책 추진 근거로 활용하는 모순적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문 정권의 탈원전 정책 추진 과정의 절차적 문제점을 바로잡아, 저탄소 에너지원인 원전을 탄소중립에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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