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 2년 철회하자 전세매물 쏟아졌다…전셋값도 1억 뚝

올 초 대비 전세매물 은마 91%, 잠실주공5 210%↑
은마, 전용84㎡기준 전셋값 10억→9억으로 하락
전세난 완화에는 역부족…“공급 규제 풀어야”
  • 등록 2021-07-20 오후 4:00:33

    수정 2021-07-20 오후 9:22:52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1억원 정도 떨어졌다고 보시면 돼요. 임대차 3법과 집주인 거주의무 때문에 물량이 없었는데 거주 의무가 사라지면서 갑자기 늘었어요.”

재건축 아파트 단지에 대한 2년 실거주 의무가 사라지자 주요 재건축단지의 전세 호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집주인이 들어오려 했던 물량이 시장에 쏟아지면서 공급이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구의 대표적 재건축 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에 내걸린 재건축 관련 현수막. (사진=연합뉴스)


2년 실거주 의무 철회되자 재건축 아파트 전세 매물 급증

20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 재건축 아파트 단지의 전세 매물이 증가하면서 호가가 떨어지고 있다. 투기수요 차단을 목적으로 재건축 단지에 대한 2년 실거주 의무를 부여하려고 했던 정부 규제 방안이 국회 법안심사 소위에서 철회되면서 집주인이 들어가려 했던 매물이 시장에 나왔기 때문이다.

강남권 대표 재건축 단지인 은마아파트 전세 매물은 이날 기준 163개로 올 초(1월 20일) 대비 91% 증가했다. 대치역 인근 A 공인중개사는 “원래 있던 세입자는 이미 나갔고 집주인은 안 들어와도 되니까 빈집이 많이 생겼다”며 “구옥이다 보니 새 아파트 살던 분들은 잘 찾지 않아서 세입자 구하기도 힘들어졌다”고 설명했다.

공급이 늘자 가격도 떨어졌다. 전용면적 84㎡기준 10억원 이상을 호가했던 전세가격은 현재 9억원으로 떨어졌다. B 공인중개사는 “재건축 이슈로 인해 매매가는 여전히 전용면적 84㎡에 26억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매물도 몇 개 없다”며 “전세는 수리 여부에 따라 다르지만, 올 초 호가보다 1억원 이상 떨어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건축 단지인 잠실주공 5단지 역시 전세매물은 급격히 증가했다. 지난 1월 20일 기준 48개에 불과했던 전세 매물은 이날 기준 149개로 세 배 가까이 뛰었다.

잠실역 인근 C 공인중개사는 “집 주인이 안 들어오기도 하고 만기 돌아오는 매물이 겹치다 보니 매물이 많이 나왔다”며 “매매가는 보합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나이 드신 분들은 재건축이 길어질 것 같아서 매매 문의를 많이 주고 있다”고 전했다.

개포동 개포주공7단지도 올 초 25개 불과했던 전세 매물이 이날 기준 52개로 108% 늘어났다. 대모산입구역 인근 D 공인중개사는 “이달 초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터라 재건축 기간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하는 집주인이 많다”며 “실입주를 했던 집주인들도 전월세로 돌리고자 하는 문의전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세난 안정화에는 역부족…“규제 풀어야”

전문가들은 하반기 서울 전세난이 심화하는 가운데 재건축 아파트 위주의 매물 증가로 전세시장에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묶인 강남 재건축 단지는 여전히 실거주를 기반으로 한 매매만 허용되고 있어 임대시장 안정화에는 기여하기 힘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재건축 단지 위주의 임대매물은 증가하고 있지만 전셋값 상승은 여전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의 주간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최근 한 달 동안 0.10% 안팎을 이어가고 있다.

5월 마지막 주 0.05%로 상승 폭을 다시 키우더니 6월 이후 최근까지 0.08%, 0.11%, 0.09%. 0.10%, 0.11%, 0.13%로 변동 폭을 키우며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달 서초구 반포 1·2·4주구 2210가구가 재건축 이주를 시작하면서 전세 물량이 함께 줄고, 이주 수요가 인근으로 옮겨가면서 전세난이 심화했다.

대한부동산학회장인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재건축 단지에서 발생한 임대매물이 전세가격 급등을 막는 데 기여 하겠지만, 안정화를 이루는데는 역부족”이라고 분석했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강남의 전세가격이 조정받는다면 확장됐던 전세가격은 일정부분 조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최근 매매 됐던 여의도나 목동 재건축 아파트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실거주 의무가 계속돼 매물 출하가 어렵기 때문에 임대차 시장에 큰 영향을 주긴 힘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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