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패싱논란 재점화한 트럼프 "승인없이 이란 공격 가능"

지난해 "北에 의회 승인 없이 군사행동 가능" 파문 재현
트럼프, 의회 무시한 '무소불위'식 외교·안보 정책 지속
멕시코 장벽 건설, 사우디·UAE 무기 수출 등 단독 추진
민주주의 위기론 확산…설문조사서 10명중 9명 "개선 필요"
  • 등록 2019-06-26 오후 2:40:02

    수정 2019-06-26 오후 2:40:0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회 동의를 받지 않아도 이란에 군사 공격을 단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외교·안보와 관련된 중대 사안에 대해 다시 한 번 직권으로 정책을 펼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이어서 파문이 일고 있다.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대(對)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 무기수출 등 대통령을 견제하기 위한 의회 기능을 무시하는 잇따른 행보에 민주당을 중심으로 “민주주의를 퇴보시키고 있다”, “헌법을 무시하는 처사다”는 비판이 거세다.

트럼프 “승인 없이 이란에 군사행동 가능”…또 의회 무시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의회 전문매체 더힐과의 인터뷰에서 의회 승인 없이 군사 행동을 시작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했다. 그는 이란에 대한 어떠한 적대적인 행위도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요구와 관련해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이 (펠로시 의장의 의견에) 반대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의회가 잘 알고 있도록 해왔다. 그건 의회가 고마워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는 그들(의회)이 (정부가 추진하는 일에) 뒤쳐지지 않도록 하고 싶지만, 그게 법적인 의무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시 한 번 의회를 무시하고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북한에게도 “의회 승인 없이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혀 파장이 컸다. 당시 민주당과 미국 언론들은 “헌법을 무시한 처사”라고 비난을 쏟아냈다.

지난 2월에는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중지) 대치에도 돌파구가 보이지 않자, 의회 승인 없이 대통령 직권으로 국방예산을 멕시코 장벽 건설에 쓰겠다며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외에도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 승인을 우회해 사우디와 UAE에 무기 수출을 추진, 이란과의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의회를 거치지 않고도 단독으로 무소불위식 외교·안보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것은 상원을 장악한 공화당이라는 든든한 ‘뒷배’가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등장 이후 민주주의 위기론 확산

트럼프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는 민주당은 “민주주의가 후퇴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내년 재선을 앞두고 민주주의 개혁을 최우선 기치로 내걸었지만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탄핵이 불가능하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인데다, 내년 재선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맞설 대항마도 없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 내부에선 “미국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NBC가 지난 8~11일 100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10명 중 9명이 미국 민주주의에 위기의식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15%가 “완전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느낀다”고 답했으며 “중대한 변화가 필요하다”, “일부 수정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각각 34%를 차지했다.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답변은 15%에 불과했다. 현재 민주주의 및 법률 공정성에 대한 평가에서도 32%만이 공정하다고 했다. 20년 전 68%, 지난 1998년 53%와 비교하면 크게 하락한 수치다.

‘민주주의 이론’의 세계적 석학 래리 다이아몬드 스탠포드대 교수는 그의 최신 저서 ‘불길한 바람(Ill Winds)’에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오래 전부터 민주주의 침식이 시작된 것은 맞지만 그가 민주주의 퇴보에 기여한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야당이나 독립 언론을 ‘반역자’로 취급하는 것은 권위주의 정권에서나 사용되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주의 기능에 장애를 일으키고 권력을 남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과 일부 언론매체를 수차례 반역자로 지칭한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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