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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민주당의 바람대로 증세 정국을 정면돌파하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한국당은 포퓰리즘 증세 등으로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으며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등도 증세와 관련해서는 생각이 제각각이라는 점에서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지지율 ‘고공행진’ 등 업은 여권, “지금이 증세 적기”
여권은 70%를 웃도는 문재인 정부의 높은 지지율을 기반으로 지금이 증세 적기라는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100대 국정과제 발표 직후 증세에 군불을 지피고 나섰다. 100대 국정과제를 이행하기 위해서는 5년간 178조원이 필요한 상황에서 증세는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다만 노무현 정부 때와 다른 점은 초대기업·초소득자를 겨냥한 ‘핀셋 증세’라는 점이다.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 서민 등을 대상으로 한 증세는 하지 않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증세를 세금으로 인식하는 조세조항을 줄이면서 여론전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전략적 선택지로 풀이된다. 실제 이날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에 따르면 30~40대에서 10명중에 9명이 이번 조세정의 방안에 대해 찬성 의사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전체적으로는 동의한다는 여론이 80%이상 되고 반대 여론은 10%정도에 그쳤다.
증세가 구체적으로 공론화되면서 다음달 2일 발표될 세제개편안에 포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수석부의장은 “이번주 당정 협의가 예정돼 있어 (이번 세법개정안에 포함될 지 여부가) 어느정도 가닥이 잡힐 것”이라며 “당대표 안이 무게가 있는 제안인 것은 사실이지만 확정됐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추미애 대표의 제안을 기초로 수정된 증세안을 염두해 둔 것으로 풀이된다.
포퓰리즘 증세·중부담 중복지 증세 등…野 4당 복잡해지는 셈법
여권과 달리 야권은 각 당별로 증세에 대해 대체적으로 부정적이면서도 온도차를 보이는 양상이다. 한국당은 포퓰리즘 증세, 세금 폭탄 등과 같은 네거티브 전략으로 맞서고 있으며 국민의당은 증세와 관련된 사회적 공론화 과정을 거칠 것을 요구했다. 정우택 한국당 대표는 “세금폭탄이 기업활동에 부담되지 않도록 무대책 포퓰리즘에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며 “가공할 만한 세금폭탄 정책이 현재는 초고소득자·초대기업에 한정되지만 어디까지 연장될지는 예견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바른정당은 ‘중부담·중복지’의 원론적 입장을 밝히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가 우선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가 10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며 재원조달과 관련, 증세 가능성을 언급조차 하지 않다가 추미애 대표가 증세를 거론하자 검토할 수 입장을 내비친 데 따른 것이다.
바른정당과 함께 ‘중부담·중복지’를 주장하는 정의당은 구체적으로 ‘복지증세 특위’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부가 그동안 모호했던 태도를 버리고 증세문제에 대해 논의를 시작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면서도 “이번 증세안은 규모가 3조∼4조원에 불과하고 세목과 대상자도 극히 일부로 제한하고 있어 ‘부실증세’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며 “복지증세에 대한 책임 있는 논의를 위해 여·야·정은 물론 노사와 시민사회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국회 차원의 ‘중부담·중복지 사회를 향한 복지증세 특위’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