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카드론 땡겨쓰는 Z세대…사상 첫 1조 넘었다

20대 카드론 잔액 1.2조…1년 만에 2000억 ↑
현금서비스도 역대 최다…금리인상시 어쩌나
김한정 의원 "Z세대 대출이용, 리스크 관리해야"
  • 등록 2021-08-23 오후 4:47:41

    수정 2021-08-23 오후 8:45:05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Z세대라 불리는 20대가 올해 4~6월 신용카드사에서 빌려 쓴 장기카드대출(카드론)액이 사상 첫 1조원을 넘어섰다. 부동산과 주식, 암호화폐 시장에 뛰어든 Z세대의 ‘빚투’(빚내서 투자)가 위험천만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단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대 카드론, 6개월마다 1000억씩 ↑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금융당국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만 29세 이하 개인이 올해 2분기에 국내 상위 5개 신용카드사에서 이용한 카드론 잔액은 1조199억원이다.

이들의 카드론 작액은 2017~2019년 분기별 평균 7000억원대였지만, 지난해부터 급속도로 불어났다. 작년 2분기 처음으로 8000억원대를 돌파한 후 같은 해 3분기 8383억원, 4분기 9068억원, 올 1분기 9621억원으로 증가했다. 최근 1년 동안 6개월마다 1000억원씩 늘어난 셈이다.

특히 작년 2분기는 코로나19로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반대급부로 동학개미 운동이 시작된 시기다. 이후엔 서학개미운동까지 등장했고 부동산시장의 과열은 꺼지지 않았다. 올해 2분기엔 암호화폐시장까지 불타오르면서 젊은층의 빚투가 최절정으로 치달았다는 게 금융업계의 분석이다.

20대의 카드사 현금서비스 잔액 역시 올 2분기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들이 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 등 5대 카드사에서 이용한 현금서비스(대출성리볼빙 제외) 잔액은 2분기 251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1990억원이었지만, 올해 1~4분기엔 각 2029억원, 2055억원, 2171억원, 2261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금리인상 다가오는데…이자 부담 대폭 오를라

카드론은 카드사에서 2개월 이상 3년까지 취급하는 장기 카드대출이고, 현금서비스는 1~2개월 단기 대출상품이다. 모두 금리 부담이 상당하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5대 카드사의 표준등급 기준 카드론 평균금리는 10%가 넘는다. 현금서비스 평균금리는 이보다 더 높다.

문제는 곧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이자 부담이 더 커질 것이란 점이다. 현재는 기준금리가 0.5%로 제로금리에 가깝지만 한국은행은 빠르면 오는 2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인상을 결정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금융당국에서 가계대출 증가세를 잡기 위해 가계대출을 누르고 있단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은행권부터 만기가 도래하는 신용대출에 대출 한도를 줄이거나 금리를 올리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아직 금융당국에서 가계부채 총량규제 식의 규제 지침이 내려온 건 없다”면서도 “우려가 커지다보니 카드사별로 자체적으로 연령별 대출서비스 금액 등을 관리 중이고 지침이 올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상대적으로 벌이가 적은 젊은층이 생활비, 투자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빚을 늘리고 있는데 금리인상 시엔 부채 맞은 MZ세대가 직격탄을 맞게 된다”며 “금리가 높은 대출 건부터 갚아나가야 금리인상의 충격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한정 의원은 “은행의 신용대출 축소 조치가 이어질 경우 MZ세대는 금리가 높은 카드론 및 현금서비스 이용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이들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더욱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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