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안보 위협하는 AI·양자컴퓨팅 융합?…"기술 발전 지켜봐야"

AI·양자컴퓨팅 융합, 미래 국가 안보 위협 분석 제기
초고속 연산에 고도화 추론 능력 더해져 공격 가속화
데이터 암호화·탐지 및 대응 등 방어에 도움된다는 분석도
  • 등록 2023-07-24 오후 5:20:34

    수정 2023-07-24 오후 5:20:34

구글이 2019년에 개발한 양자컴퓨터 ‘시커모아’. 절대온도(-273도)에서 작동하는 양자컴퓨터는 전도율이 높은 순금으로 제작된다. (사진=구글)
[이데일리 김가은 기자] 인공지능(AI)과 양자컴퓨팅을 두고 전 세계가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향후 두 기술이 융합돼 사용될 경우 국가 간 사이버전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국가 간에 펼쳐지는 공격이 물리적 영역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일깨웠다. 국방부, 외교부와 같은 정부기관과 은행, 국가 핵심 기반 시설에 대한 분산서비스거부(디도스, DDoS) 공격 등이 가해지는 등 치열한 ‘물밑 싸움’이 벌어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AI와 양자컴퓨팅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해 융합되는 시점이 찾아오면 적국의 인프라 시스템을 해킹해 마비시키거나 기밀 정보를 탈취하는 등 공격 속도가 더 가속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양자컴퓨터가 보유한 초고속 연산 능력과 AI의 고도화된 추론 능력이 더해져 암호체계 안정성 무력화·신규 보안 취약점 탐지 등이 쉽고, 빨라진다는 의견이다.

케이티 클라인 미국 세계정치연구소(IWP) 연구원은 “인공지능과 양자컴퓨팅은 사이버 전쟁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향후 사이버 공격 수와 위협 수준을 크게 높일 수 있다”며 “AI는 많은 양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고, 양자컴퓨터는 그 어떤 컴퓨터보다 빠르고 효율적이기 때문에 네트워크, 데이터베이스(DB) 등 중요 인프라 시스템을 해킹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한 보안 전문가는 “시간이 지날 수록 AI, 양자컴퓨팅 기술력을 내재화·고도화한 국가와 그렇지 못한 국가 간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라며 “결국 사이버 공간에서의 비대칭성이 훨씬 더 커지게 돼 기술력이 없으면 대응하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대 의견도 존재한다. 오히려 기존 보안체계를 발전시켜 보안성이 강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마르친 프라키에비츠 폴란드 위성 통신기업 TS2스페이스 창업자는 “AI와 양자 컴퓨팅 기술의 통합은 보안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양자컴퓨팅은 기존 방법보다 더 안전하게 데이터를 암호화하는 데 사용할 수 있고, AI는 악의적 공격을 탐지하고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쉽게 말해, 양자컴퓨팅을 통해 국가나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를 기존 RSA알고리즘 체계보다 더 안전하게 암호화할 수 있으며, AI 알고리즘을 사용해 사이버 위협을 빠르고 정확하게 탐지하는 일도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또 방어자 측면에서도 기술을 꾸준히 발전시켜나갈 것이기 때문에 대응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김용대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일반적으로 양자컴퓨터를 이용하면 AI를 가속화하는데 도움이 된다”며 “그러나 기술을 악용하는 사람이 있다면 좋게 사용하는 측면도 있기 때문에 신규 취약점을 방어자가 더 빨리 찾아 줄여나갈 수 있다는 관점에서 보면 나쁜 결과로만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두 기술 모두 현재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극복해야할 기술적 한계도 존재한다. 특히 양자컴퓨팅은 사람이 읽을 수 있는 데이터가 아닌 양자 상태에서 작동한다. 일반적 컴퓨터에서 데이터가 1과 0상태로 존재하는 것과는 달리, 양자컴퓨팅을 구성하는 ‘큐비트(Qubits)’는 0과 1이 동시에 조합되는 ‘양자 중첩’ 현상으로 인해 불안정성이 크다.

AI업계 전문가는 “AI와 양자컴퓨팅 모두 연구개발(R&D)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시스템 안정성을 구현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무엇보다 양자컴퓨팅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SW) 개발이 아직 초기 단계기 때문에 기술 발전 양상을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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