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개최한 ‘창립15주년 기념 ’ESG 정책 변화와 기업의 역할 모색‘이란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스튜어드십 코드 확산과 이에 따른 의결권 행사를 통한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선 기업의 ESG 정보 공개 확대와 주주와의 커뮤니케이션 강화가 필요하다는 게 골자다.
심포지엄에 참석한 최영권 하이자산운용 대표이사는 “기관투자가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과 함께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고 주주관여(Engagement) 활동을 통해 기업과 소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영국, 일본의 설문조사 사례에서 볼 때 기업의 성장을 촉진할 것”이라며 “투자 의사결정시 ESG분석을 중시하고 사회책임투자 비중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후 영국 상장회사의 58%(응답자 기준)가 투자자의 관여활동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결과적으로 기업들의 배당성향이 개선되고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정책이 강화돼 주가 상승 등에도 도움이 됐단 분석이 일반적이다.
이와 관련 메리츠코리아인게이지먼트 사모펀드에 운용역으로 참여하는 김홍석 메리츠자산운용 상무는 “과거 다소 공격적이고 일방적인 행동주의에서 벗어나 기업방문미팅, 컨설팅 보고서 제공 등 경영진 및 대주주와 친화적인 방법을 통해 관여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를 위해선 기업들도 주주와의 커뮤니케이션 강화 및 ESG 관련 정보 공개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김 상무는 “소액주주 권리보호에 대한 전반적인 무관심, 사외이사 선임의 투명성 결여, 회사 내부의 전략적 의사결정의 예측 불허 등은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송민경 지배구조원 정책연구본부장은 “기업은 주주와의 대화가 회사에도 유용하다는 점, 핵심주주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한다는 점 등을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관투자가의 주주권 행사 강화 등에 기업들도 대비하고 있다. 김임근 상무는 “주주 관여 등의 위험은 투자자와 자문기관에 대한 적극적 소통과 전사적 대응 체계 마련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강화를 통해 위험이 아닌 개선 기회로 전환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은 ESG투자와 관련 사회책임경영위원회 신설 등 이사회 내 위원회를 세분화할 방침이다. 김 상무는 “중장기 경영전략인 2020프로젝트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본관리 전략을 수립해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런 점을 고려해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상장기업의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의무 공시토록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부 기업에선 관련 정보를 확대하는 움직임도 일어난다. 박태진 SK주식회사 상무는 “2012년부터 발간하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정보공개 범위를 확대하고 사회 및 환경 가치 측정을 실시, 이를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