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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의 물가 충격이 심상치 않다. 소비자물가가 6% 이상 뛰며 거의 31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일각에서는 1980년대 초 당시의 초인플레이션이 도래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6.2%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5.9%)를 웃돌았다. 지난 1990년 12월(6.3%) 이후 거의 3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전월 대비 CPI 상승률은 0.9%로 나타났다. 월가 전망치(0.6%)를 상회했다. 올해 6월 0.9%로 정점을 찍은 이후 0.5%(7월)→0.3%(8월)→0.4%(9월)로 서서히 누그러지나 싶더니, 다시 치솟고 있는 것이다.
앞서 전날 나온 올해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8.6%에 달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는데, 이날 나온 CPI 수치는 더 충격적이라는 게 월가의 반응이다. 1차 마지노선인 6%대가 단박에 무너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노동력 부족과 공급망 붕괴로 기업의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자 판매가격을 올리는 악순환이 예상보다 심각했던 셈이다.
상황이 이렇자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 긴축 속도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주장이 많아졌다.
월가의 대표적인 강세론자인 제레미 시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10월 CPI는) 연준이 언급해 왔던 것보다 더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연준은 강경한 정책을 취해야 한다는 심각한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