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美 테이퍼링 보다 엔저·실적 우려에 '움찔'

"불확실성 해소" 기대 속에서도 엔저에 수출주 우려 부각
4Q 실적 우려에 유동성⇒펀더멘털 바톤터치도 물음표
  • 등록 2013-12-19 오후 3:31:52

    수정 2013-12-19 오후 6:27:33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청사진이 제시되면서 미국 증시는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에 상승세로 마감했지만 우리 증시는 보합으로 마무리됐다. 장 초반 1%대 오름세도 보였지만 환율과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가 나오며 이내 상승분을 내줬다. 미국의 달러 강세와 일본의 공격적인 엔저 정책이 장기화되면 내년에도 박스권에 머물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5월 악몽 재연될까.. 발목잡는 환율

19일 금융투자업계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 시행으로 불확실성이 축소되며 코스피 역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미국발 훈풍보다 환율 우려가 더 강했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8.8원 오른 1060.1원으로 마감했다. 달러 강세에도 미국의 테이퍼링 충격은 크지 않았다는 평가다.

문제는 달러 강세와 일본의 공격적인 엔저 정책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양적완화 축소 발표 직후 엔-달러가 104엔까지 올랐다. 게다가 내년 4월 일본이 소비세 인상 이후 추가적인 양적완화 조치 등 경기부양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일본과 겨뤄야 하는 일부 수출주의 경쟁력 약화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엔화에 예민한 현대차(005380)기아차(000270)는 이날 장 초반 상승세를 보였지만 각각 3.08%, 1.83% 내림세로 거래를 마감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까지 엔-달러가 105엔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엔-원 환율이 10:1이 깨지고 9.5:1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자동차주에 대한 투자는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화 약세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 경기회복이라는 글로벌 개선의 긍정적 효과 속에서도 테이퍼링 개시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동성 →실적 연결이 관건

유동성이 사라지는 국면에서 실적 장세가 나타나야 하지만, 이조차도 힘들 것이라는 평가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가 2050선 박스권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필요한데 4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의 자신감은 없어 보인다”며 “테이퍼링이 글로벌 투자심리를 호전시킨다고 해도 우리 기업의 실적이 발목을 잡으며 1950~2050선 박스권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최근 삼성전자(005930) 4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는 만큼, 펀더멘털 개선에 대한 기대를 낮춰야 한다는 평이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11월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0조5079억원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10조3849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10조원 이하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세계 증시가 유동성에서 실적으로 넘어가는 국면에서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낮아진 만큼, 우리 증시의 ‘바톤터치’가 순조롭지 못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장기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유동성이 줄어든 자리를 경기와 실적이 메워줄 수 있을지 꼼꼼히 확인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경기 회복으로 인해 당장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나쁘지 않겠지만 본격적으로 유동성을 줄이는 내년 하반기에 채권과 증시에 부담이 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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