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악몽 재연될까.. 발목잡는 환율
19일 금융투자업계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 시행으로 불확실성이 축소되며 코스피 역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미국발 훈풍보다 환율 우려가 더 강했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8.8원 오른 1060.1원으로 마감했다. 달러 강세에도 미국의 테이퍼링 충격은 크지 않았다는 평가다.
문제는 달러 강세와 일본의 공격적인 엔저 정책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양적완화 축소 발표 직후 엔-달러가 104엔까지 올랐다. 게다가 내년 4월 일본이 소비세 인상 이후 추가적인 양적완화 조치 등 경기부양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일본과 겨뤄야 하는 일부 수출주의 경쟁력 약화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엔화에 예민한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는 이날 장 초반 상승세를 보였지만 각각 3.08%, 1.83% 내림세로 거래를 마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화 약세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 경기회복이라는 글로벌 개선의 긍정적 효과 속에서도 테이퍼링 개시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동성 →실적 연결이 관건
유동성이 사라지는 국면에서 실적 장세가 나타나야 하지만, 이조차도 힘들 것이라는 평가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가 2050선 박스권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필요한데 4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의 자신감은 없어 보인다”며 “테이퍼링이 글로벌 투자심리를 호전시킨다고 해도 우리 기업의 실적이 발목을 잡으며 1950~2050선 박스권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장기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유동성이 줄어든 자리를 경기와 실적이 메워줄 수 있을지 꼼꼼히 확인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경기 회복으로 인해 당장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나쁘지 않겠지만 본격적으로 유동성을 줄이는 내년 하반기에 채권과 증시에 부담이 올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