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수수료 부담에 치킨 팔아도 남는 게 없다"…자사앱으로 활로개척

교촌치킨, 자사앱 주문 비중 쿠팡이츠 앞서
bhc, 고객 맞춤 회원제 서비스 도입 계획
BBQ "자사앱 강화로 점주 수익성 확대"
"이대로면 종속"…자생력 강화나선 업계
  • 등록 2024-09-05 오후 1:28:26

    수정 2024-09-05 오후 7:04:32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가 자사 앱(애플리케이션)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점주들의 배달 수수료 부담이 커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직접 소비자 데이터를 확보해야 할 필요성도 커져서다. 업계는 앱의 사용자 환경(UI)을 개선하고 할인 등 혜택을 강화하는 등 경쟁력을 강화 중이다. 이런 움직임에 자사 앱 주문이 배달앱 주문을 넘어서는 일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 시내 한 치킨 가맹점에서 점주가 치킨을 튀기고 있다. (사진=뉴시스)
교촌치킨, 자사앱이 전체 주문 가운데 2위

5일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339770)에 따르면 교촌치킨 앱의 누적 회원수는 지난달 30일 기준 570만명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21년(254만명)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교촌치킨앱의 누적 회원 수는 2022년 428만명, 2023년 532만명으로 4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성장에 최근에는 자사 앱 주문이 배달앱 업계 2위인 쿠팡이츠 주문 비중까지 넘어섰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자사 앱을 주문 비중이 늘어나면서 현재 약 10%에 이른다”고 말했다.

교촌에프앤비는 자사 앱 강화를 주요 프로젝트로 추진해왔다. 지난 2021년 앱 개편을 시작으로 꾸준히 서비스 기능을 강화했다. 특히 올해 4월에는 고객 사용 패턴을 고려해 UI를 대폭 개선했다. 자주 주문한 메뉴를 다시 빠르게 주문할 수 있는 ‘퀵오더’ 등 기능이 대표적이다. 앱 메인화면에서 교환권 등록 및 사용이 가능토록 주요 화면도 전면 개편했다.

bhc와 BBQ도 자사 앱에 공을 들이고 있다.

bhc는 현재 비회원으로 간편주문이 가능한 시스템을 운영 중이지만 곧 고객 맞춤 혜택을 제공하는 ‘회원제’ 기반의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bhc는 지난 7월 자사앱에서 진행한 배달·포장 3000원 할인 프로모션으로 자사 앱 이용 주문량이 전주 대비 45% 이상 증가했다. BBQ의 운영사 제너시스BBQ 그룹은 지난 4월 윤홍근 회장이 참석한 매장 점주 간담회에서 점주 수익성 개선 방안으로 자사 앱 활성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들은 자사 앱에 강력한 할인 혜택을 주면서 고객 ‘락인’(lock-in) 노리고 있다. 교촌치킨은 자사 앱으로 포장 주문 시 1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회원 등급에 따라 쿠폰도 주고 있다. BBQ는 앱과 웹사이트에서 주문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평일에 주문하면 배달비를 지원하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bhc도 지속적으로 앱을 통한 할인과 쿠폰 제공 등 행사를 열고 있다.

한 라이더가 서울 시내에서 배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배달앱, 수수료 부과에 정보 독점…“자생력 갖춰야”

업계의 자사 앱은 급증한 배달앱의 영향력에 대항하기 위한 수단이다. 이러다가는 결국 배달앱에 종속되고 말 것이라는 위기감이 커서다. 배달앱이 주문 중개로 고객 데이터를 독점하는 것은 물론 배달 수수료와 프로모션으로 점주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이들은 자사 앱 주문 확대의 목적으로 점주 부담 경감과 고객 데이터 확보 등을 꼽고 있다.

고객이 배달앱을 통해 주문하면 점주는 배달앱에 중계 수수료를 내야 한다. 반면 자사 앱은 이런 수수료 부담이 없다.

특히 배달앱 1위 ‘배달의민족’은 지난달 9일 중개 수수료를 기존 6.8%에서 9.8%로 인상했다. 업계는 배민이 시장 점유율을 이용해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호식이두마리치킨은 지난달 28일부터 배달앱에서 판매하는 일부 메뉴 가격을 인상하면서 “배달앱 수수료 가중에 가맹점의 손익 구조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업계가 직접 고객 데이터를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고객 데이터는 향후 사업 방향을 정하고 서비스를 개선하는 데 쓰이는 가늠좌와 같다. 배달앱은 주문 중개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사실상 독식한다. 이들은 고객의 주문 시간대 지역, 인기 메뉴 등 여러 정보를 확보한다. 반면 판매자는 배달앱의 특별한 동의가 없으면 이를 확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다만 기존 소비 패턴이 배달앱에 맞춰져 있는 등 편의성이 난관으로 꼽힌다. 각사마다 별도 앱을 설치해야 하는 것도 불편한 일이다. 이같은 불편함을 감수할 만한 혜택이 필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앱에는 치킨뿐만 아니라 다양한 메뉴가 있고 이미 멤버십 등 충성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며 “자사 앱은 결국 버티컬(전문몰)과 같은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데 이는 이들이 앞으로 내놓는 혜택에 달려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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