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다리`가 뿌린 비에도 식지 않는 한반도…이유는?

‘따뜻한 수증기’ 한반도 남기고 떠난 종다리
뜨거워진 공기 가두는 역할…`찜통 더위` 지속
굳건한 북태평양 고기압, 찬공기 남하 막아
  • 등록 2024-08-21 오후 3:38:46

    수정 2024-08-21 오후 7:23:35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9호 태풍 ‘종다리’가 뿌린 비에도 한반도는 식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수도권 등 비가 내린 지역에서 잠시 기온이 내려갔지만 비가 그친 뒤 다시 기온이 오르고 있는 것이다. 비로 인한 기온 하락보다는 태풍이 몰고 온 따뜻한 수증기가 오히려 북태평양 고기압에 갇히면서 ‘찜통 효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 20일 정오 무렵 서울 송파구 잠실네거리의 전광판에 현재 기온과 습도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21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종다리는 전날 오후 9시쯤 열대저압부(TD)로 약화했지만 종다리가 가져온 비구름으로 인해 시간당 30~50㎜의 많은 비가 내렸다. 한때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강원 중·북부내륙·산지, 충남 북부, 제주 동부엔 호우특보가 발효되기도 했다.

이같이 한반도에 많은 비가 내렸지만 폭염과 열대야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날 오후 기준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상황이다. 낮 최고기온(서울 기준)은 오랜만에 30도 아래로 내려갔지만 습도가 높아 체감온도는 여전히 30도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탓이다. 최저기온 역시 열대야(25도 이상) 기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많은 비에도 폭염이 지속되는 이유는 태풍 종다리가 끌어온 공기의 속성의 영향이 크다. 북태평양 고기압의 고온다습한 공기가 지속적으로 한반도에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에서 태풍 자체가 가진 뜨거운 수증기까지 유입돼 뜨겁고 습한 공기가 한반도에 오랫동안 머물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아직 뜨거운 기온이 남아 있는데 수증기가 이를 묶어두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태풍 종다리는) 우리나라에 열대 해상에 있던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불러올 것”이라며 “비가 내린 곳에 습기가 더해져 야간 기온이 더 높아지고 태풍과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 바람이 강화되며 태백·소백산맥 서쪽 지역의 폭염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상청은 이번 폭염과 열대야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절기상 더위가 그친다는 처서(處暑)인 22일에도 아침 최저기온은 24~28도, 낮 최고기온은 29~36도로 무더운 날씨를 보이겠다. 기상청 중기예보를 살펴보면 서울 기준 24일부터 31일까지 낮 최고기온은 31~33도로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아침 최저기온 역시 24~25도로 예보돼 대부분 열대야가 발생할 전망이다.

21세기 최악의 폭염이라고 평가받았던 2018년 여름의 경우 광복절 이후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빠르게 남하하며 북태평양 고기압이 밀려나며 무더위가 가신 바 있다. 이번 무더위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야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북태평양 고기압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어 급한 기압계 변화 가능성은 낮다는 게 기상청의 전망이다.

한편 이번 태풍으로 한반도에 많은 비가 내렸다. 지난 19일부터 누적 강수량은 제주가 174.0㎜로 가장 많았고, 울산(143.0㎜), 충남 서산(111.7㎜), 충남 태안(110.0㎜), 경북 경주(109.0㎜), 충남 보령(106.5㎜) 순으로 비가 많이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태풍으로 인해 토사유출 1건, 차량침수 4건, 상가침수 2건이 발생했다. 소방청은 3건의 인명구조와 110건의 안전조치, 14건의 급배수지원 등 활동을 펼쳤다.

아직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7개 국립공원에 걸쳐 186개 구간을 통제했으며, 지하차도 한 곳(충남), 도로 8곳, 산책로 1257곳, 야영장·캠핑장 7곳, 해수욕장 74곳을 각각 통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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