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원점 재검토'의 결과는…짙어진 금통위 경계감[채권분석]

이달초 이창용 "전제가 다 바뀌었다" 발언
23일 금통위,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경계감
미 국채 금리 조정 대비로 보면 韓 금리 변동 제한적
美 4월 물가 둔화, 한은 어떻게 해석할까
  • 등록 2024-05-20 오후 2:42:08

    수정 2024-05-20 오후 2:42:27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일(현지시간) 오후 조지아 트빌리시에 위치한 한 호텔에서 기자단과 만나 발언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20일 국내 국고채 시장에선 그 어느 때보다 23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졌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이달초 “세 가지 전제 조건이 바뀌었다”며 사실상 통화정책 원점 재검토를 시사한 영향이다.

미국 4월 물가지표 둔화에 들떠 있었던 국고채 시장은 이번 주초부터 소폭 조정 장세를 보이고 있다. 금통위 회의를 앞두고 관망세가 뚜렷해졌다.

국고채 금리 2~4bp 상승

이날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국고채 금리는 장단기 구분 없이 오르고 있다. 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국고채 2년물과 3년물 금리는 이날 오후 1시 50분께 민평3사 기준으로 2.4bp, 2.5bp 오른 3.439%, 3.4%에 호가되고 있다. 1bp는 0.01%포인트를 의미한다. 5년물 금리는 2.5bp 오른 3.435%에 호가되고 있다.

장기물은 단기물보다 상승폭이 좀 더 커졌다. 10년물 금리는 3.2bp 오른 3.487%, 20년물과 30년물 금리는 각각 4bp, 2.9bp 오른 3.437%, 3.349%에 호가되고 있다.

아시아장에서 미 국채 금리는 하락하고 있다. 2년물 금리는 오후 1시반께 0.5bp 하락한 4.820%에, 10년물 금리는 0.6bp 떨어진 4.414%에 호가되고 있다.

미 국채 금리는 10년물 기준으로 4월 물가지표 공개 이전과 비교해 3.1bp 하락했다. 지난 14일 4.445%에서 이날 4.414%로 하락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더 크게 하락했다. 이 기간 6bp 가까이 떨어지며 미 국채 금리 하락폭의 두 배 가량 하락했다.

출처:마켓포인트
이날 국채선물도 약세다. 3년선물은 6틱 떨어진 104.48에, 10년선물은 33틱 떨어진 112.63에 거래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양시장에서 각각 770계약, 110계약 가량을 순매도하고 있다. 금융투자도 3년선물 시장에서 2000계약 가까이, 10년선물 시장에서 520계약 가량 순매도중이다. 가장 큰 매수세를 보이는 곳은 은행이다. 은행은 양 시장에서 각각 3000계약, 230계약 가량 순매수하고 있다.

이날 국고채 금리가 오르는 이유는 이번 주 23일 예정된 한은 금통위에서 ‘매파적 동결’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이달 초 조지아 트빌리시 출장 중 기자들과 만나 “세 가지 전제 조건이 바뀌었다”며 통화정책 원점 재검토를 시사했다.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거론돼왔는데 이러한 기조가 흐트러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총재가 밝힌 세 가지 전제 조건은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 지연 △1분기 국내총생산(GDP) 호조에 따른 성장률 상향 조정 △국제유가와 환율 상승 등이다. 그러나 이 총재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의 4월 물가지표 둔화를 확인하기 전에 나왔다. 그로 인해 ‘재검토 발언’을 재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딜러는 “금통위에 대한 매파적 동결 경계감이 유지되고 있다”며 “이 총재가 5월초에 통화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했는데 미국의 4월 물가지표 둔화에 대해 어떻게 판단할지 관심이다. 재검토를 그야말로 재검토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은 4월 물가지표 둔화에도 “인플레이션이 목표 달성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며 매파 발언을 쏟아냈다. 고작 한 달 지표로는 물가안정 여부를 판단하기 힘들다는 관측이다. 동시에 한은은 23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경제성장률을 2.1%에서 2%중반대로 상향 수정하고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높일 가능성이 있다. 근원물가 상향 조정 여부가 핵심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또 이번 주 22일(현지시간)에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나온다. 미 4월 물가지표가 나오기 전이라 FOMC의사록은 매파적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저녁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와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 연설 등이 예정돼 있다는 점도 경계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이번 주 금통위와 연준 인사들의 발언이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국고채 금리는 하락보다는 상승 전망이 편한 상황이다. 운용사 딜러는 “국고채 금리 3.39~3.4%에서 많이 살 사람은 별로 없다”면서도 “국고채 금리가 밀렸을 때 매수한다는 마음은 다 있다”고 설명했다.

금통위 전에 국고채 금리가 추가 상승하면서 채권 가격이 하락한다면 금통위가 매파적이어도 ‘매수’로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근원물가 전망치를 상향하지 않는다면 통화정책으로 제어 가능한 수요 측 물가 압력은 예상 경로에 머문다는 뜻”이라며 “연내 인하 가능성만 살아있어도 국고채 매수세를 유지할 만한 동력은 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은 국고채 5년물 입찰 계약이 있었다. 5년물 2조3000억원 발행에 8조2600억원이 응찰했다. 응찰률은 359.1%, 응찰금리는 3.390~3.450% 범위였다. 낙찰금리는 3.420%로 집계됐다. 통화안정증권 91일물로 3.410%에 3300억원이 발행됐다. 발행예정액은 7000억원을 하회했는데 응찰 자체가 6000억원으로 발행예정액에 미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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