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한미銀 종로지점을 가보니

파행영업으로 고객 볼멘소리 `가득`
  • 등록 2004-06-29 오후 4:11:43

    수정 2004-06-29 오후 4:11:43

[edaily 최한나기자] 총파업 닷새째를 맞은 한미은행의 종로지점. 북적이는 고객들의 화난 듯한 표정, 쩔쩔매는 직원들의 어둡다 못해 안쓰러운 표정이 눈에 들어왔다. 곧이어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고객들의 볼멘소리. 전체 점포의 4분의1에 해당하는 56개 거점점포가 운영되고 있지만 이 마저도 입출금 등 극히 제한된 영업만 이뤄지는 현장의 모습은 그야말로 `파행`이었다. "은행 파업 때마다 일반시민이 피해를 보는데, 매번 참아야 하는 이유가 뭡니까" 여의도에 산다는 하지훈씨(39)는 강한 톤으로 분통을 떠뜨리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고객을 볼모로 파업을 벌인 노조와 이를 사전에 막지 못한 은행을 비난하는 목소리는 예상했던 대로다. 은행 측이 마련했다는 대비책만 믿고 왔거나 파견된 직원들의 익숙치 못한 업무처리로 낭패를 보는 사례도 여기저기서 눈에 띄었다. 미국비자수수료 영수증을 사기 위해 종로지점을 찾았다는 김은주씨(29)가 대표적인 사례. "문을 연 한미은행 지점을 찾아 경기도 파주에서 한시간 넘게 걸려 여기까지 왔습니다. 외화송금 상담을 받고 싶었는데 창구직원이 업무를 잘 모른답니다. 참나.." 고미정씨(29)는 "ATM 입금이 불가능해 내지 않아도 되는 수수료를 물면서 창구에서 입금했다"고 불평했다. 은평구에서 종로까지 나온 권영일씨(34)도 "창구 직원들의 업무처리가 미숙해 평소보다 시간이 배로 걸렸다"며 불만을 표했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서도 대부분의 시민들은 "노사 양측의 조속한 협상 타결을 바란다"는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여기저기서 몰려드는 고객들을 상대하느라 일손이 부족한 창구 직원들도 종일 진땀을 흘렸다. 종로점 직원 이미숙씨(30)는 "점심 먹을 틈도 없었다"며 "잠시도 쉴 짬 없이 고객을 맞았다"고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또다른 직원 서환준씨(30)는 "은행 위치를 문의하는 전화가 많이 걸려왔다"면서 "인근 지역을 포함해 문을 연 지점이 없는 많은 지역 고객들이 이곳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종로점에 이어 들른 명동지점의 강종태 지점장은 "어제 하룻동안 처리된 창구 업무는 모두 1500여건으로 평소보다 세배 가량 많았다"며 "평소보다 배로 늘어난 6명의 직원이 배치됐지만 일손이 부족해 어제 오늘 점심을 도시락으로 해결했다"고 빠른 사태 해결을 바랬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미은행 노사는 파업 닷새째를 맞은 29일에도 협상을 재개하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리며 서로 주판만 두드리고 있다. 그게 우리 노사의 현 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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