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로 극복 위해 마신 '술' ...알코올 중독 될 수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해결하기 위해 마신 술...알코올 중독되는 경우 많아
  • 등록 2014-06-20 오후 5:18:28

    수정 2014-06-20 오후 5:18:28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매슬로우가 주장한 욕구 단계설에 따르면, 2단계 안전의 욕구는 사람들이 신체적, 정서적으로 안전을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요즘엔 학교폭력 및 왕따, 가정 폭력, 성폭력으로 인한 성적수치감, 학대, 시댁과의 갈등, 파혼, 이혼, 산업재해, 교통사고뿐만 아니라 자연재해, 대형 참사 등과 같이 생명과 안전에 직결된 사건, 사고로 인해 트라우마를 겪게 된다.

우리 사회를 덮친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대구 지하철 참사, ‘묻지마’ 범죄, 최근 세월호 사건, 연이은 화재사고까지 국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비단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가까운 일본의 자연재해인 고베지진처럼 대형 참사의 경우 사고관련 피해자 가족뿐만 아니라 시시각각 언론보도를 접한 국민들도 상당한 충격을 받는다. 최근 정신적 외상을 뜻하는 심리학 용어 ‘트라우마(Trauma)’가 일상적으로 널리 쓰이는 때다. ‘정신적 외상’이란 충격적이거나 두려운 사건을 겪거나 목격하는 것을 말한다.

◇ 마음에 난 정신적 상처가 알코올 중독으로 이어질 수도

박모(35)씨는 건설현장에서 발을 헛디뎌 추락하는 사고를 겪은 후 척추가 손상되어 하반신 마비가 오게 되었다. 자기연민에 빠져 짜증을 자주 내었고 날이 갈수록 예민해져만 갔다. 하루에도 몇 차례씩 당시 충격과 기억이 떠올라 잠시나마 괴로움을 잊기 위해 술에 의지하게 되었다.

다른 사람을 점점 더 기피하게 되고 밤이 되면 불면증에 시달렸다. 그나마 잠깐 잠이 들 때면 악몽을 자주 꾸었다. 똑같은 상황이 재현될까봐 무서웠고 두려움과 불안함은 더해져만 갔다. 혼자 술을 마시면서 오히려 심한 우울감과 불안함으로 절망적인 생각이 커져만 갔다.

매일 습관적으로 술을 찾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심리적 뿐만 아니라 신체적인 의존성도 자라게 되었다. 이처럼 외상 후 스트레스의 후유증으로 인한 정신적 외상이 있을 때 고통스러운 기억을 잊기 위해 술로 대처하다보면 알코올 중독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신체적, 심리적으로 충격적인 상처를 겪고 난 후 시간이 지나도 그때의 절박했던 사건이 반복적으로 눈앞에 재현되고 악몽과 불안 증세를 보이며 예전과 달리 일상적인 생활을 못하면서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된다.

외상 후 스트레스(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는 과거의 충격적인 기억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몸과 마음이 피폐해지는 질병이다. 특히 예민하거나 정신력이 약한 사람이 우울증에 빠지거나 스트레스를 이겨내지 못할 경우 심하면 알코올에 의존하게 되는 정신적 피해가 상당하다.

◇ 알코올 중독의 신호들, 조기에 발견이 중요

알코올 중독의 신호를 인식하는 것은 문제를 예방하거나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여 알코올 중독이 더 심각해지는 것을 미리 막을 수 있는 첫 단계가 된다. 알코올 중독임을 알려주는 신호들은 다음과 같다.

사고와 관련된 기억이 자꾸 떠오르거나 그때의 경험을 다시 하고 있는 느낌이 들어 그것을 잊기 위해 마시던 한 잔 두 잔의 술이 점차 양과 횟수가 늘어나게 된다. 술을 입에 대면 점점 절제하지 못하는 일이 잦아진다. 본인이 술을 마시는 것은 현실도피가 아니라 삶을 통제하고 대처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긴장을 줄이거나 문제를 피하기 위해 술을 마신다. 또한 술은 나의 활력을 높여 주는 자극제라고 여긴다. 제시되어 있는 신호들이 어느 하나라도 적용된다면 이는 문제가 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 충분한 애도의 과정을 밟는 사람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어

우리민족은 희로애락을 잘 표현하지 못한다. 때문에 떠오르는 기억이 너무나 힘이 들고 불안이나 두려움, 공포가 들면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받아들이며 보내기 보다는 부정하거나 강하게 억누르며 고통스런 감정을 잊기 위해 상관없는 다른 것에 몰입하게 된다.

하지만 상황을 잘 극복한 증거로 받아들이면서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러한 감정을 가슴에 쌓아두면 병이 된다. 특히 상실의 감정을 흘려보내기 위해 충분히 슬퍼하고 마음껏 우는 것이 중요하다.

이처럼 감정을 충분히 표현하고 애도의 과정이 잘 이루어져야 과거의 상태에서 벗어나 현재의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 또한 본인의 상태나 감정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있어야 한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진지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도 치유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상실 후에 애도의 과정을 차근차근 밟아가는 충분한 시간도 필요하다. 이는 다시 현실로 돌아와 회복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준다.

우보라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평소에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을 유지하고 스트레스에 잘 대응하도록 스스로 준비하면 트라우마 후 찾아볼 수 있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의 신경증적 후유증를 예방할 수 있다”며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도움과 지지를 많이 받는 경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더라도 보다 빨리 좋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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