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이지원, 용인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권유진 교수 연구팀은 개인의 유전자 변이를 기준으로 식단을 조절해 맞춤형 비만 치료를 계획할 수 있다고 27일 밝혔다.
비만을 치료하고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단이 중요하다. 보통 저지방, 고단백 위주의 식사가 살을 빼는 데 좋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유전자 등 개인 특성에 따른 식이조절 방법은 아직 알려진 바 없다.
연구팀은 국립보건연구원 한국인 유전체 역학 조사사업 자료를 활용해 총 5만 808명의 유전자 변이와 영양소 간 상호작용을 통계적으로 분석했다. 같은 양의 지방을 섭취하더라도 개인에 따라 복부비만 위험도가 달라질 수 있다. 비만세포의 생성과 사멸을 조절하는 칼슘 결합 단백질 운반체에 유전자 변이(CAB39-rs6722579)를 가진 사람이 총 섭취하는 칼로리의 30% 이상을 지방으로 섭취했을 때 해당 유전자 변이가 없는 사람에 비해 복부비만의 위험도가 3.73배 컸다.
체력보충에 도움을 줘 일명 활력 비타민으로 알려진 비타민 B군의 하나인 B12 섭취에 따른 위험도도 달라졌다. 당뇨병과 대사증후군 등을 유발하는 크리스탈린 베타 B2 유전자 변이(CRYBB2-rs59465035))가 있으면서 남자는 1425mg, 여자는 1125mg 이상의 비타민 B12를 섭취했을 때는 비만의 위험도가 1.54배 높았다.
반면 비만세포의 분화를 억제하는 카르복시펩티다아제 Q의 운반체에 유전자 변이(CPQ-rs59465035)가 있는 사람이 하루에 100mg 이상의 비타민C를 섭취한 경우 해당 유전자 변이가 없는 사람에 비해 복부 비만의 위험도가 0.79배로 낮아졌다. 해당 유전자 변이가 있는 사람은 하루에 파인애플 약 300g(100g당 36mg)을 섭취하면 복부 비만 위험도가 낮아질 수 있는 것이다.
이지원 교수는 “개인 맞춤형으로 비만을 예방하고 치료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밝힌 유전자 변이와 영양소 간 상관관계를 통해 앞으로 비만 예방과 치료를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임상 영양저널(Clinical Nutrition) 최신 호에 게재됐으며, 산업통상자원부 ‘사용자 참여형 빅데이터 기반 건강 위험도 예측 및 관리 서비스 개발’ 과제와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의 ‘미래대응식품개발 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