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한은 총재 이성태는 누구?

통화정책 전문성 탁월..일부선 `매파적` 평가
과잉유동성 해결 시급..시장과 교감 넓혀야
  • 등록 2006-03-23 오후 4:57:15

    수정 2006-03-23 오후 4:57:15

[이데일리 이학선기자] 새 한국은행 총재로 이성태 현 한은 부총재(사진)가 내정됐다. 이 부총재는 지난 68년 입행해 한은의 핵심업무인 조사부와 자금부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철저한 원칙주의자로 알려진 이 부총재는 지난 2004년 11월 금리인하에 명백한 반대의사를 표시, 금융시장에 `매파적(hawkish)`이라는 인상을 남겼다.

경남 통영 출신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부산상고 2년 선배다. 이 때문에 새 총재 임명과정에서 역차별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으나 통화정책의 전문성과 개혁성이 높이 평가돼 23대 한은 총재로 선임됐다.

◇`매파` 우려 속 `정책일관성` 높은 점수

이 부총재는 주요 경제수치를 줄줄 꿰고 있을 정도로 통화정책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지니고 있다. 최근 한은이 개최한 국제 워크숍에선 통화정책의 유효성 확보를 위해 금융시장과의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일부에선 이 부총재가 지나친 원칙론자 아니냐며 우려섞인 시선을 보낸다. 이른바 `매파적`이라는 평가다. 금융통화위원회가 콜금리 목표를 사상 최저수준인 3.25%까지 낮춘 지난 2004년 11월이 대표적인 예다.

당시 이 부총재는 "현재의 콜금리 목표도 다소 경기부양적인 수준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정책금리 조정에 좀더 신중을 기해야한다"며 콜금리 인하에 명백한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하지만 이 부총재는 정책 일관성 차원에서 누구보다 금융시장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한은 집행부와 금통위의 교량역할을 해왔던 이 부총재가 새 총재가 되면서 그동안 한은이 펴왔던 통화정책이 급격히 바뀔 가능성이 확 줄었다는 것이다.

서철수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이 부총재 임명은) 기존 정책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도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다소 매파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이 부총재 개인적인 성격에 의해 통화정책이 결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잉유동성 해결..세련된 의사소통 필요

과잉 유동성 문제나 금융시장과의 교감 등 이 부총재가 새 한은 총재로서 풀어야 할 숙제도 만만치않다.

지난해 10월부터 단행된 징검다리식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강남을 중심으로 한 집값 오름세는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주식시장도 그동안의 저금리 영향 탓에 돈이 몰리고 있다. 언제든 경제를 뒤흔들 복병인 만큼 이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오석태 한국씨티은행 경제분석팀장은 "과잉 유동성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며 "저금리 탓이었는지 아니면 사회적, 정치적 영향인지 생각해야한다. 이 부분에 대한 한은의 나름의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과의 교감도 중요하다. 금융시장에선 박 총재가 잦은 말실수로 임기 초반 신뢰를 잃었던 일이 재연될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임기 후반 들어 이같은 불신이 상당부분 해소됐지만 이 과정에서 박 총재는 물론이고 금융시장도 숱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익명을 요구한 투신사 한 본부장은 "통화정책상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경제흐름 등에 대한 시장과의 대화가 지속돼야 한다"며 "박 총재도 최근 1년 사이에 세련된 의사소통을 해왔는데 이 점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외도 없던 `선비` 이성태

이 부총재는 한은 내에서 `선비`로도 통한다.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으며 자녀 결혼식을 행내에 알리지 않고 조용히 치를 정도로 남들에게 부담될 만한 일은 삼간다.

지난 1945년 태어났으며 서울대학교 상과대학을 졸업했다. 한은에서는 자금부 과장과 조사국장 등을 거쳐 지난 2000년 부총재보, 2003년 부총재로 일해왔다.

입행 뒤 다른 기관으로 이직하는 등의 외도(?)가 전혀 없어 한은 독립성을 지켜낼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이 부총재는 최근 한은 노동조합이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압도적인 지지율로 `후임 총재로 가장 바람직한 인물`로 꼽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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