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나비'' 북상에 남해안 피해 속출

부산 에이펙 회의장 ''흔들'', 울산 3백밀리 폭우에 곳곳 침수
  • 등록 2005-09-06 오후 9:32:48

    수정 2005-09-06 오후 9:32:48

[노컷뉴스 제공] 제14호 태풍 '나비'가 일본에 상륙하면서 우리나라 동,남해안 일대에 돌풍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


◈…부산, 초속 34미터 돌풍에 부산 에이펙 회의장 '흔들'

부산 영도구에서는 순간 최대 풍속 34미터의 강풍이 관측됐다. 부산 해안가에는 20-30미터의 강한 바람이 불고 있고 집채만한 파도가 도로를 덮치고 있다.

높이 10미터의 에이펙(APEC) 홍보탑이 부서졌으며 에이펙(APEC)정상회의장인 벡스코에서는 빗물이 새고 철문이 휘어졌다.

40대 행인은 바람에 날려온 철판에 머리를 크게 다쳤다. 도심 곳곳에는 가로수가 뿌리채 뽑혀 있다.

태풍 나비가 부산에 가까워지면서 비바람은 더욱 거세지고 그만큼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나비는 6일밤 9시와 자정 사이 부산에 가장 근접할 것으로 예상돼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지역은 6일 오후 6시까지 120밀리미터의 비를 뿌렸다. 앞으로 50에서 100밀리미터 많은 곳은 150밀리미터가 넘는 집중호우가 예상된다.

김해공항의 항공기와 부산항 여객선 운항은 중단됐으며 초등학교와 유치원 130여곳이 임시 휴교했다.

부산항에 접안하거나 정박중인 선박들은 안전지대로 대피했다. 위력이 다소 약화됐다고는 하지만 태풍이 완전히 지나갈 때까지는 긴장을 늦추지 말것을 부산시는 당부하고 있다.

CBS부산방송 장규석 기자


◈…울산, 250㎜ 폭우에 도심 곳곳 침수, 동해 가스전도 가동중단

태풍의 영향권에 접어든 울산지역은 250밀리미터가 넘는 많은 비가 내려 도심 곳곳이 침수되면서 퇴근길 시민들의 발이 묶이는 등 마비상태에 빠졌다.

시간이 갈수록 강한 비 바람이 도시를 뒤덮으면서 울산지역은 곳곳이 침수피해를 입고 있다.

동천강의 수위가 올라가면서 중구 중산동 속심이교 등 4개 교량과 삼일교 지하차도의 차량 통행이 끊겼고 남구 울산역 앞 대로와 야음동 저지대, 그리고 현대자동차 정문 앞 도로는 물바다를 이루고 있다.

퇴근길에 나선 일부 시민들은 침수된 도로와 뿌리채 뽑힌 가로수를 바라보며 아예 귀가를 포기한채 태풍의 진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고층 건물들도 강한 바람에 심하게 흔들리면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 오전 11시쯤에는 북구 양정동 율동천에서 70대 노인이 하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되기도 했다.

아침 8시부터 시간 당 25밀리미터 안팍의 비가 내리면서 중구 병영성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오후들어 남구 여천천 주변 주택가에도 흙탕물이 들이닥치자 주민들은 야음성당으로 급히 대피했다.

SK울산공장에서는 유조선 세 척이 높은 파도로 접안에 실패하자 서해안으로 뱃머리를 돌렸고 현대중공업은 건조된 선박들을 대형로프로 결박해 두고 있다.

또 현대차 울산공장도 수출 차량 8천여대가 바닷물이 들이닥칠 것에 대비해 옮겨진 상태고 울산 앞바다 동해가스전은 직원들이 모두 철수하면서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

하루 강수량 3백 밀리미터라는 기록적인 강수량이 예상되는 가운데 울산지역은 7일 새벽 태풍의 가장 큰 영향권에 접어들 것으로 보여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CBS 울산방송 장영기자


◈…경남 남해안, 빗길 교통사고에 17명 중경상·선박 침몰등 피해 잇따라

태풍 '나비'의 영향권에 접어든 경남지역은 뱃길과 하늘길이 끊기고 해안 저지대 주민들이 대피하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경남지역은 6일 시간이 갈수록 더욱 거센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어 태풍이 다가옴을 실감케 하고 있다.

태풍 경보가 내려진 남해동부전해상에는 최대 9미터의 높은 파도가 일고 있으며 곳에 따라 순간 풍속이 초속 20미터를 웃도는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

이에 따라 남해안 연안 항포구에는 어선 2만 6천여척이 긴급 대피해 있으며 섬지역을 연결하는 여객선과 김해와 사천공항의 항공편도 운항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크고 작은 피해도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이날 오전에는 경남 함안군 군북면 남해고속도로에서 관광버스가 빗길에 미끄러져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뒤 도로 옆 3미터 아래로 굴러 떨어지면서 승객 17명이 중경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거제 앞바다에서는 1.42톤급 소형 어선 1척이 높은 파도에 휩쓸려 침몰했고 표류중이던 어선 1척이 해경 등에 의해 구조됐다.

밀양에서는 아파트 모델하우스 대형간판이 강풍에 날아가는 등 간판이 떨어지는 사고도 연이어 발생했다.

또 통영 한산초등학교 등 섬지역 5개 학교가 임시휴교했으며 40여곳의 학교에서 6일 하루 단축 수업을 실시했다.

특히 해안 지역에는 해일로 인한 피해도 우려된다. 6일 오전 7시를 기해 해일주의보가 내려져 있는 거제지역은 해안가 저지대에 거주하는 21가구 주민들이 마을회관 등 고지대로 대피했다.

또한 태풍이 경남지역에 근접하는 밤 9시 반쯤에는 만조와 겹치게 돼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행정당국은 비상근무체제를 유지한 채 만일에 사태에 대비하는 한편 태풍의 진로와 피해 상황 파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상청은 태풍 '나비'가 6일 밤 12시쯤 경남 지방에 가장 근접할 것으로 예보해 6일 밤과 7일 새벽이 이번 태풍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CBS 경남방송 이상현 / 이상문 기자


◈…강원영동, 태풍 '루사'악몽 떠올리며 '나비'진로에 촉각

태풍 나비가 빠른 속도로 동해안으로 북상하면서 강한 비바람이 불고 있으며, 동해안 먼바다와 앞 바다에는 파도가 높아지고 있다.

태풍의 영향권에 접어들면서 현재 동해중부 앞 바다에는 태풍경보가 발효되고, 오전부터 강릉과 동해 삼척 속초 고성 등지에 태풍예비특보가 발령됐다.

이에 따라 동해안 각 항·포구에는 선박 3천5백여 척이 대피해 있으며, 소형선박 백50척은 출항이 전면 금지됐다.

설악산과 오대산 등 주요 산간계곡에선 등반이 전면 통제됐으며 양양 국제공항~부산간 항공기가 결항됐다.

현재 영동지방은 초속 11미터에 가까운 비바람이 불고 있으며 6일 오후 6시까지 강수량은 강릉 127, 동해 117, 속초 112㎜를 기록하고 있다.

강원지방기상청은 앞으로도 30~150㎜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설물과 비 피해를 입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했다.

이처럼 태풍이 북상하자 영동 각 시·군들은 비상근무령을 내리고 태풍 북상에 따른 단계별 대비에 나서 재해발생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아직까지 피해 상황은 보고되지 않고 있지만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그러나 영동지역 주민들은 지난 2002년 태풍 루사와 매미의 피해가 재현되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농작물과 시설물 안전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CBS영동방송 이장춘 기자


◈…제주, 큰 피해없이 '나비' 영향권에서 벗어나

제주지역은 전날부터 몰아친 해일과 강풍 등에도 불구하고 큰 피해없이 태풍의 영향권으로부터 점차 멀어지고 있다.

이날 오후 3시쯤 성산포 동남동쪽 약 380㎞ 해상까지 접근했던 태풍 나비는 서귀포에 순간최대풍속 초속 32.6m의 위력을 과시했다.

태풍주의보가 발효된 제주도 앞바다에는 전날부터 4m 이상의 높은 파도가 도내 해안 곳곳을 덮쳤다.

이처럼 강풍과 너울이 해안지역을 강타했지만 우려와 달리 제주지역은 큰 피해없이 태풍의 영향권으로부터 벗어나고 있다.

초속 30m가 넘는 돌풍이 몰아쳤던 서귀포에서는 가로수 4그루와 신호등, 그리고 전봇대 2개가 파손되는 데 그쳤다.

구좌읍 월정리 방파제가 강한 파도에 포장 일부 깨지거나 유실됐고 월정리 동쪽 해안도로 난간 40m가 함몰되는 데 머물렀다.

강풍에 날린 바닷물에 북제주군 구좌읍 땅콩밭 250헥타르와 남제주군 성산읍 110헥타르의 당근밭 등이 염분피해를 입었다.

특히 비는 한라산에만 30여㎜ 집중돼 비로 인한 침수 피해는 전혀 없었다.

다른 지방의 태풍 영향으로 6일 하루 항공기 30여대가 결항됐지만 제주공항은 정상 운항되고 있다. 태풍주의보로 이틀간 묶였던 뱃길은 7일부터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제주도에 발효됐던 태풍주의보는 6일밤 9시 해제될 예정이다.

CBS제주방송 박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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