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대선자금 제공 부인하는 LG, 자신있나

  • 등록 2003-11-12 오후 3:18:43

    수정 2003-11-12 오후 3:18:43

[edaily 문주용기자] LG그룹이 불법 대선자금 제공설을 강력 부인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검찰 수사를 통해 대기업의 대선자금 제공 내역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LG는 시종일관 불법 제공혐의를 부인, 검찰과 기(氣)싸움을 벌이고 있다. LG그룹은 12일 전날 방송과 이날 아침 일부 조간신문에서 검찰이 LG의 불법 비자금 조성, 정치자금 제공한 정황을 포착했다는 내용을 보도하자 그룹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나서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LG는 그룹의 대외 언론창구인 정상국 홍보담당 부사장 명의로 "LG카드(032710)는 비자금을 조성하거나 불법적인 정치자금을 제공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또 "LG석유화학(012990) 주식 거래건도 이미 몇 년전부터 여러차례 거론된 것으로서 전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며 "특히 정치자금이나 비자금과는 관계없는 별개의 사안으로, 현재 민사소송이 진행중으로 법원의 판결에 의해 정당성이 입증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해명했다. 이는 전날 저녁 SBS가 `LG 비자금 정치권유입 의혹"을 보도할 때만해도 사태의 심각성을 크게 느끼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만해도 LG는 법정한도 내에서 영수증을 받고 투명하게 제공한 정당 후원금 외에는 어떠한 불법적인 비자금도 조성하거나 제공한 사실이 없다는 원칙적인 해명에 그쳤다. 이와 관련, 검찰에서 미심쩍은 부분이 있어 조사를 해 올 경우 최대한 성실하게 조사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아침 한국일보등 일부 조간신문에서 후속적인 보도가 터져나오자 강한 톤으로 부인하면서 적극적인 대응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전날 SBS는 대검이 서울지검으로부터 LG의 부당내부거래 관련 자료 등을 넘겨받아 정밀 분석작업을 벌이고 있다면서 구본무 회장 등 대주주들이 LG석유화학 등 계열사와의 부당 주식거래와 회계부정을 통해 수백억원에서 최고 200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보도했다. 또 한국일보는 LG가 LG카드등 계열사 1~2곳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포착하고, LG측에 관련 회계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1면에서 보도했다. 통상 음성적인 거래일 수 밖에 없는 대선자금 제공등 정치적 사건의 수사과정에서 대기업이 대놓고 이를 전면 부인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 이는 검찰의 강도높은 수사를 자초하는 것이어서 웬만한 대기업은 시인도 부인도 못한 채 검찰에 의해 혐의가 없는 것으로 드러날 때까지 지켜보는 것이 관례다. 하지만 LG는 보도내용의 신빙성에 의구심을 강력히 제기하는 한편, 자신들을 압박하기 위해 검찰이 일부러 언론을 이용하고 있는게 아니냐며 그 배경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LG의 한 관계자는 "언론 보도내용을 액면그대로만 믿으면 대주주들은 오히려 정치권으로부터 상을 받아야 할 판"이라며 "대주주가 비자금을 조성해 정치자금을 제공했다고 하는데 그게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회사가 아닌 개인이 만든 비자금이 무슨 비자금이냐"고 되물었다. LG석유화학의 주식거래와 관련, LG 관계자는 "주식거래 내역은 언제라도 알수 있는 것이어서 이를 숨기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참여연대도 알고 있는 이 건은 비상장주식의 거래가격을 무엇으로 기준을 삼아야 하는지를 법원이 결정해주면 그에 따르겠다는 것이 그룹 입장"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그때의 거래가 99년의 일인데, 지난 2002년 대선과 무슨 관련이 있느냐는 주장까지 곁들였다. 때문에 LG그룹 주변에서는 이들 보도가 LG에 대한 검찰의 압박용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한 관계자는 "검찰수사에서 정치권에서는 노무현, 이회창 캠프에 다 혐의가 확인됐고 재계에서는 SK, 삼성, 현대차등도 확인됐다"며 "검찰 수사망에 LG가 포착되지 않으니까 비자금과 무관한 99년 LG석유화학 주식거래등을 꺼집어내 그룹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싶다"고 해석했다. 또다른 LG그룹 관계자는 "회계부정이 있었다면 검찰의 조사를 있는 그대로 받겠다"며 각오를 보이면서도 "그러나 정치자금과 관련해서는 합법적인 제공외에는 없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검찰의 수사 강도가 높아질수록 상식을 벗어난 정치권과 재계간 어두운 거래도 꼬리를 드러낼 조짐이다. 이례적으로 공식 입장까지 내놓으면서 혐의와 정황을 부인하는 LG의 강변이 어떻게 귀착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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