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부진 장기화에…지난해 폐업자 100만 육박 '역대 최대'

폐업자 전년 대비 12만명 늘어…통계 작성 이래 최대
'사업부진' 19% 늘어… 영세 자영업자 8년 만 최대폭↓
자영업자 출신 실업자 23.1%↑…노동시장 이탈 추세도
  • 등록 2024-07-15 오전 11:17:34

    수정 2024-07-15 오후 7:10:50

[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지난해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가 10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업부진을 이유로 한 폐업이 큰 폭으로 늘었다. 장사를 접은 후 실업자가 된 자영업자는 1년 새 20% 넘게 증가했다. 고금리·고물가 장기화로 인한 내수 부진이 심화된 영향으로 관측된다.

폐업 관련 안내가 쓰여 있는 서울의 한 전통시장 생선가게. (사진=연합뉴스)
15일 국세청 국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사업을 접고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개인·법인)는 98만 6487명으로 집계됐다. 전년(86만 7292명)보다 11만 9195명 증가한 것으로 지난 2006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다. 폐업자 수는 2020∼2022년 80만명대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100만명에 이를 정도로 급증했다. 폐업률(가동사업자와 폐업자의 합계 대비 폐업자 수 비율)은 9.0%로 2016년 11.7% 이후 8년 만에 상승 전환했다.

폐업 사유별로 보면 사업 부진이 48만 2183명으로 가장 많았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7년(48만 8792명) 이후 역대 두 번째다. 전년(40만 6225명) 대비 증가 폭도 7만 5958명(18.7%) 늘어나 사상 최대 수준이다. 이외 사유는 기타(45만 1203명)와 양도·양수(4만 369건), 법인전환(4685건) 순이었다.

업종별로는 소매업 폐업이 27만 6535명으로 가장 많았다. 서비스업(21만 7821명), 음식업(15만 8279명) 등 내수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업종의 타격이 컸고 부동산임대업(9만 4330명), 건설업(4만 8608명) 등 지난해 경기가 좋지 않았던 부동산 관련 폐업자도 많았다.

올해 2분기 자영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0만 1000명 줄어 약 2년 만에 마이너스(-9000명) 전환한 1분기보다 감소 폭을 키웠다. 고용원 없는 영세 자영업자는 11만 4100명 감소해 2015년 4분기(-11만 8200명) 이후 8년 반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폐업하고 구직활동에 나섰으나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자영업자들도 늘고 있다. 이날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실업자 중 지난 1년 사이 자영업자로 일했던 사람은 월 평균 2만 6000명으로, 전년 동기(2만 1000명)보다 23.1% 급증했다. 전체 실업자 증가율(6.9%) 대비 3.3배 수준이다.

사업을 접은 뒤 노동시장을 떠나는 자영업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상반기 비경제활동인구 중 지난 1년 사이 자영업자로 일했던 사람은 월평균 26만 8000명으로, 1년 전(25만 3000명)보다 6.0% 증가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만 15세 이상 생산 가능 연령 인구 중 취업자가 아니고,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사람이다.

이 같은 흐름은 영세 자영업자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상반기 비경제활동인구 중 이전 직장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였던 사람은 월평균 3만 1000명으로, 전년 동기(3만 4000명)보다 8.4% 감소했다. 반면 영세 자영업자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였던 사람은 21만 9000명에서 23만 7000명으로 8.3% 늘었다

올해도 내수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줄폐업은 이어질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5월까지 재화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불변)는 2월(0.8%)만 전년동월대비 반짝 증가했을 뿐 1월과 3∼5월 모두 뒷걸음질 쳤다. 이에 1~5월 소매판매는 2.3% 줄어 금융위기 당시인 2009(-3.2%) 이래 최대 폭 감소한 상태다.

엔데믹 이후 민간소비를 지탱해 온 서비스업도 최근 동력이 예전만 못하다. 특히 대표적 생활 업종인 숙박·음식점업과 도소매업에서 부진이 두드러진 모습이다. 숙박·음식점업 생산은 지난해 5~12월까지 전년 동월 대비 매달 감소했고 올해도 1월(0.2%)을 제외하고 2~5월 모두 줄었다. 도소매업도 지난해 4월 이후 단 2개월만 뺀 나머지 12개월간 ‘마이너스’(-)가 나타났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정부 역시 이런 문제 인식을 기반으로 최근 발표한 올해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25조원 규모의 소상공인·자영업자 종합대책을 담았다. 정책자금 대출의 상환연장기간을 확대하고 대환대출 요건을 완화하는 등이 주요 내용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자영업자는 최근 10만명 가까운 감소세가 지속되는 등 어려운 모습이 있다”면서 “소상공인·자영업자 종합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해 경영부담 완화와 재취업 등 새출발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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