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쇼핑하면 무착륙 관광비행 티켓 공짜…면세점 얼마나 남길래

롯데면세점 시작으로 이달 신라·신세계도 전세기 운영
무착륙 관광비행 평균 객단가 코로나 이전보다 3배 높아
6만~9만원 운임 지불해도 남는 장사…더 확대될 듯
  • 등록 2021-05-20 오전 11:00:00

    수정 2021-05-21 오전 8:18:41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이 기사는 이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하루 먼저 볼 수 있는 이뉴스플러스 기사입니다.

“쇼핑만 하세요. 비행기는 저희가 태워드릴게요.”

면세점들이 ‘무착륙 관광비행’ 활성화를 위해 전세기를 직접 띄우고 있다. 무착륙 관광비행은 항공기에서 내리지 않고 해외 상공을 비행하고 오는 관광상품으로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자 지난해 말부터 항공사들이 선보인 관광상품이다. 해외 출국 때와 마찬가지로 면세품 구매가 가능해 면세 쇼핑을 위해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그래픽= 김정훈 기자)


499~550달러 이상 구매시 선착순 항공권 증정

면세점들은 면세 쇼핑 고객을 기다리지만 않고, 직접 전세기를 띄워 적극 유치하고 있다. 지난 3월 가장 먼저 전세기를 도입한 롯데면세점을 포함, 신라·신세계 면세점도 이달 무착륙 관광비행 전세편을 운항한다. 이달부터 무착륙 관광비행편이 김포·대구·김해공항까지 확대되고, 백화점을 중심으로 소비 회복 조짐이 보이면서 시내 면세점으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시내 면세점은 탑승권이 있어야 쇼핑을 할 수 있다. 소비자는 시내 면세점에 방문해 일정 금액 이상을 구매하겠다는 사전 동의서를 쓰고 선착순으로 탑승권을 받아 쇼핑하게 된다. 탑승권 해당일에 무착륙 관광비행편을 탑승하면 쇼핑한 물건을 인도 받는다.

롯데면세점 명동 본점은 지난 8일과 15일에 이어 오는 22과 29일 전세기를 띄운다. 부산점도 29일 전세기를 운영한다. 명동점은 김포공항, 부산점은 김해공항 출발편이다. 해당 매장에서 550달러(약 62만원) 이상 이용하는 VIP(골드 등급 이상) 고객이 대상이다.

신라면세점도 서울점에서 하루 550달러 이상 하나카드로 결제한 고객을 대상으로 오는 23일과 30일 김포공항을 출발해 부산과 대마도 상공을 경유해 다시 김포공항에 도착하는 무착륙 국제 관광비행 전세기 2편을 띄울 예정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오는 29일과 30일 2편의 무착륙 관광비행 전세기를 운항한다. 25일까지 명동점(인천공항 출발편)과 부산점(김해공항 출발편)을 방문해 하나카드로 499달러(약 56만원) 이상 구매한 선착순 92명(지점별)에게 진에어 전세기 항공권을 무료로 제공한다.

(사진=신세계 면세점)


얼마나 남길래 비행기가 공짜? 객단가 3배 높아

면세점들은 전세기를 비행편 전체로도 운영하고, 일정 블록에 한정해 운영하기도 한다. 항공기 기종, 좌석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운영 중이다. 무착륙 관광비행 항공권 가격은 지난해 말 첫 상품 출시 때는 20만원 정도였지만 최근 편수가 많아지면서 가격이 많이 내려갔다. 저렴한 티켓은 6만~9만원대로도 구매가 가능하다.

저렴해졌다고는 하지만 면세점은 티켓값 만큼 마케팅 비용이 든다. 그럼에도 무착륙 관광비행이 남는 장사일까.

인천본부세관에 따르면 무착륙 관광비행 상품이 출시된 지난해 12월 12일부터 이달 18일까지 4개월 간 무착륙 관광비행 이용자는 총 9636명이었다. 이 가운데 면세점을 이용한 관광객은 8500여명이었고, 1인당 면세품 구매액은 평균 1375달러(약 155만원)였다. 면세 한도인 600달러 이상을 구입해 세금을 납부한 관광객은 4600여명이었다.

좀 더 자세히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 구매고객들을 살펴봤다.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무착륙 관광비행을 다녀온 여객 중 롯데면세점을 이용한 고객의 객단가(고객 1인당 평균 구매액)가 120만원으로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3배 가량 높았다.

지난 3월 한 달간 무착륙 관광비행 탑승객 중 롯데면세점을 이용한 고객은 1600여 명으로, 무착륙 관광비행이 처음 시작된 지난해 12월보다 약 3배가량 늘었다. 무착륙 비행이 시작된 이후 올해 1월 매출이 전월 대비 70% 늘었으며, 2월에는 1월 대비 35%, 3월은 2월 대비 25% 늘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4월과 5월도 매출은 계속 증가세”라고 설명했다.

신세계면세점도 무착륙 관광비행이 시작된 이후 매출이 매달 두 자릿수로 늘었고, 3월 매출은 전달보다 40% 증가했다고 밝혔다. 물론 무착륙 관광비행 시행 이전 내국인 매출이 거의 없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면세점의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면세 가격에다 구매액이 크면 클 수록 면세점에서 제공하는 할인폭도 크다”며 “면세한도 600달러를 초과해 구매하더라도 초과분에 부과되는 관세 또한 자진 신고를 통해 30% 감면(15만 원 한도)받을 수 있어 항공비를 부담하더라도 쇼핑을 위해 무착륙 관광비행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10일 롯데면세점이 에어부산과 손잡고 롯데면세점 명동본점 VIP 고객 대상 무착륙 관광비행 전세기를 띄웠다. 기내에서 진행된 경품 추첨 행사 모습.(사진=롯데면세점)


무착륙 관광비행 쇼핑족은 무엇을 샀나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무착륙 관광비행 여행객 매출의 45%가 화장품·향수에서 발생했으며, 패션·레더 29%, 시계·주얼리 12%, 주류·담배 5% 순으로 나타났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코로나 이전엔 내국인 고객 전체 매출 중 화장품·향수가 35%, 시계·주얼리가 5%였던 것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며 “인터넷점에선 화장품, 시내점에선 직접 보고 구매를 결정할 필요가 있는 시계, 주얼리, 가방, 신발 등이 많이 판매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객 연령대는 20~30대 비중이 50%에 달했고, 여성 고객이 56%를 차지했다.

지난 3월 처음으로 시행한 VIP 대상 전세기 마케팅에서는 객단가는 약 120만원으로 일반 무착륙 관광비행 탑승객의 평균 구매액과 동일했지만, 40대 이상 고객이 전체의 86%에 이르고, 여성 고객이 62%로 나타나는 등 롯데면세점 VIP 고객의 특성이 두드러졌다. 상품군(카테고리)별 매출은 패션·레더가 56%로 가장 높았다. 화장품·향수가 24%로 그 뒤를 이었으며, 주류·담배 6%, 시계·주얼리 4% 순이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전세기 운영 반응이 좋아 다음 달부터는 면세점마다 편수를 더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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