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조선사 "쓸 돈은 많은데…" 자금조달 '분주'

원가상승으로 이익 박(薄)한데 투자자금 소요 많아
시설투자 위한 차입금 수요는 늘어날 전망
  • 등록 2008-03-28 오후 2:04:59

    수정 2008-03-31 오전 1:45:06

[이데일리 이태호기자] 중소 조선사들의 자금팀이 바빠졌다. 지난해 조선업계 호황 덕에 주문은 쌓여있는데, 설비투자자금 소요에 비해 수입은 넉넉치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당분간 외부에서 부족 자금을 조달하는 데 힘써야 한다는 얘기다.

◇ "이익 박한데 투자자금 소요 많아"

"원가가 많이 올라서 충분한 이익을 남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 중견 조선사의 자금팀장은 최근 중소 조선사들의 자금 사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최근 후판 가격과 인건비 상승으로 마진이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그는 "대기업도 사실 마찬가지지만 그쪽은 규모의 경제가 되고 하청업체 마진을 줄이는 방법을 써서라도 이익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반면 중소업체들은 외부자금 조달이 많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신생 조선소들은 더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금융기관들이 리펀드 개런티(RG·Refund Guarantee)를 꺼리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RG란 선수금환급 보증을 뜻한다. 통상 배를 구입하는 선주들은 조선업체가 은행에서 RG를 받고 난 뒤에야 단계적으로 선박대금을 지불한다. 조선사의 재무구조가 좋지 않다면 RG를 받기도 그만큼 어려워진다.

◇ 시설투자 위해 차입금 확대 

최근 성동중공업(옛 성동공업)은 경남 통영시 안정국가산업단지에서 추진하는 성동그룹 조선소(yard) 확대 개발을 목적으로 두산캐피탈로부터 1750억원의 한도 대출을 받았다. 계열사인 성동조선해양이 연대보증을 섰다.
 
성동중공업과 성동조선해양은 지난 2006년 감사보고서 기준 각각 615억원과 23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양사의 영업이익은 각각 40억원과 3억원으로 외형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3100억원의 매출과 4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삼호조선(아래 표)은 지난 27일 차입금 조달을 위해 한국신용평가로부터 신규 신용등급을 부여 받았다. 삼호조선은 현재 거제와 사천 지역에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밖에 지난 2006년 3050억원의 매출액을 올린 C&중공업(008400), 같은해 3700억원의 매출을 올린 SLS조선도 시설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한조선도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인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하지만 대부분의 투자자금은 계열사 부담이나 외부자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원가 상등 등으로 인해 내부 창출 이익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 "아직까지 이익창출력 미흡"

한신평은 지난 27일 삼호조선의 신규 신용등급으로 투자적격 등급(BBB- 이상)에서 두단계 아래인 'BB(안정적)'를 부여했다.
 
비록 업황 호조와 더불어 외형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3년치 조업 물량도 확보했지만, 이익창출력에 비해 차입금 부담이 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신평은 이번 등급 평정 보고서에서 "대규모 선수금 유입에 힘입어 보유 금융자산이 차입금 규모를 1백억원 이상 상회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익창출력이 미흡하고, 거제와 사천 지역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계획함에 따라 향후 차입부담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성동조선해양에 대한 신용평가기관의 평가도 비슷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두산캐피탈이 성동중공업에 실행한 대출채권 관련 보고서에서 "성동조선해양의 경우 설립 이후 영업기간이 4년에 불과해 현금창출력 측면에서 안정된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원자재인 후판가격의 불안정성과 대형선종 위주의 발주시장 집중에 따른 중형 조선사로서의 사업 위험, 다소 미흡한 재무융통성으로 인한 위험요인이 내재돼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쾅! 서울시청 인근 역주행
  • 韓 상공에 뜬 '탑건'
  • 낮에 뜬 '서울달'
  • 발목 부상에도 '괜찮아요'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